< 수다가 좋다 :: 미국산 쇠고기 딸아이한테는 못 먹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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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11월 27일 전국 대형 마트에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했다. 50t 이상의 쇠고기가 판매됐으며 40代 이후의 장년층의 구매가 많았다는 뉴스를 봤다.
장년층은 잠복기 최소 10년 뒤의 나이를 계산해 먹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긴, 운이 나쁘면 접시물에 코박고도 죽는다고는 하지만 무시하고 먹기에 위험 부담이 너무 크지 않나.
뇌가 텅텅 비어 죽는 무서운 병. 본인은 치매처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보는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다 떠나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프리온 단백질의 화학구조에 의해 발생하며, 증상은 소의 뇌에 구멍이 생겨 갑자기 미친 듯이 포악해지고 정신이상과 거동불안, 그리고 난폭해지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건 프리온이란 성분은 아무리 높은 고열에서 끓여도 전혀 손상 받지 않는 성분이라는 데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처럼 끓여서 익혀 먹으면 상관없는 바이러스가 아니란 말이다. 쇠고기를 그냥 날로 먹을 것이 아니니 푹 익혀 먹으면 괜찮겠지란 말이 안맞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돈 주고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는다고 우리 가정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할까.
글쎄, 그것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가지 않으리란 걸 어떻게 보장하겠나..라면스프, 화장품,  다시다, 조미료, 의약품, 떡볶이, 오뎅, 햄버거 같은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형태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먹고 있다.
이렇게 따지면 멜라민이 들어간 과자, 커피도 그렇고, 발암물질이 발견된 감자스낵도 전부다 안전하지 못하다.

결국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든 병이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으로 먹이사슬을 무시한 대가인 것이다.
나만 그러지 않는다고 나는 안전할 수 없다. 일단, 먹거리가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채식주의자로 돌아선다는 것도 그닥 최선의 선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광우병 걸린 소의 똥을 거름줘 키운 채소라면 절대 광우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도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다.
멜라민 먹고 죽나, 발암물질 먹고 암 걸려 죽나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안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을 때다.
"미국산 쇠고기 어디서 파는 거야?"
아이 아빠가 뜬금없이 묻는다.
"지정 판매점이 있지 않을까?"
"가까운데 있으면 사다 먹어볼까?"
광우병이란 끔찍한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30개월 미만 소의 고기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생각없이 한 대화였다.
아이 아빠와 나의 대화를 듣던 딸아이는 화들짝 놀래더니 한마디 하는 것이다.
"미국 쇠고기를 먹는다고? 광우병 걸리면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렇게 아프다 죽는데..선생님이 절대 먹지 말랬어"

9살 딸아이한테 잠복기간 10년을 보태도 겨우 19살이다. 그 어린 나이에 광우병으로 고생한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끔찍하지 않나.
그렇다고 우리가 먹는 햄버거,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 우리가 먹는 약을 둘러싸고 있는 캡슐에 광우병에 걸린 소를 가지고 만들어, 프리온 성분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하루도 편히 살지 못할 듯 하다.


모든 먹거리가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뭘 먹더라도 운 나쁘면 병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지라도 9살 딸아이한테 미국산 쇠고기를 알고도 먹이는 짓은 도저히 못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