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반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아이 학교에서는 6학년 언니들이 저학년 반으로 점심시간에 급식 배식하러 내려온다. 엄마들이 갈 필요도 없고, 6학년 언니들은 봉사점수를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좋아 서로서로 좋아했다.
근데, 딸아이가 한달에 한주일씩은 급식 배식하러 온 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편식하면 안된다고 남기면 선생님께 혼나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남기면 안되기 때문에 조금씩 배식받고 모자라면 리필을 받는 모양인데...
"그 언니는 내가 먹기 싫은 반찬은 되게 많이 주고, 내가 먹고 싶어 하는 반찬은 조금만 줘"
"내가 오늘 배 아프다고 밥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 언니가 디따 많이 줬어"
"도저히 못 먹겠어서 남겼더니 남겼다고 나쁜 언니가 막 모라고 하는 거야..그래서 조금 달랬는데.."
급식 배식을 도와주러 온 언니가 딸아이와 잘 맞지 않나 부다고 그냥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다.
근데, 얼마 전엔 딸아이가 반색이 되서 하교길에 나를 맞는 것이 아닌가.
"오늘 학교에서 좋은 일 있었어?"
"그 나쁜 언니 있잖어. 그 언니 오늘 선생님한테 무지 혼났다!"
"왜? 먹고 싶은 반찬은 조금씩 주고, 밥이나 국, 파 같은 것만 잔뜩잔뜩 퍼주고, 아이들한테 신경질만 낸다고 선생님이 혼냈어. 그런식으로 할꺼면 앞으로 급식하러 오지 말라고…"
아, 딸한테만 그러는 것이 아니었구나 싶었고, 이제 급식때문에 투덜거리는 일이 없겠구나 했다.
근데, 그 후로도 그 언니가 급식당번으로 오는 주에는 언제나 한두번씩 투덜거리는 것이다. 담임선생님한테 혼나고도 전혀 시정이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제는 딸아이가 아주 신나라 하는 것이다.
이번주는 나쁜 언니가 급식하러 온다고 월요일 하교길부터 투덜거렸는데 웬일인가 했다.
"급식하는 언니들 5명중에서 1명만 빼고 다 혼났다. 어떤 언니는 눈물까지 흘리고, 6학년 선생님한테 꿀밤도 맞았어"
사건의 요지는 이랬다.
딸아이반 남자아이들이 급식 당번 언니들의 행태(?)를 견디가 못해 교장선생님께 일렀고, 그걸 들은 교장선생님은 6학년 담임선생님한테 바로 시정하라고 말씀을 하신 모양이다.
교장선생님의 지적을 받으신 6학년 급식 당번 언니들의 담임선생님은 점심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급하게 2학년 딸아이 교실로 직행했으며 그 후로 급식 당번 언니들을 질책하셨던 것이다.
무서운 2학년들이다.
고학년 선배들의 행태를 그냥 견디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권력의 핵심 교장 선생님께 가서 고할 생각을 했을까 싶은 것이 우리 때 2학년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다.
어찌되었건 그 사건으로 급식 당번 언니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겠나 싶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하교길에 만난 딸아이는 그닥 밝지 않았다.
"나쁜 언니가 나보고 교장선생님께 일렀냐고 하면서 더 미워해…"
어이구,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됐다.
2학년 아이들의 권력의 핵심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언니들의 행태를 고한 것이나, 6학년 언니들의 선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2학년 아이들한테 마구 대하는 것이나 어느 쪽도 나을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 딸이 고하지 않았다고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학교 동산에라도 가서 외쳐야 하나?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하고 싶다.
"그거 우리딸이 이른 거 아닌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