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결혼하기까지 그렇게 순탄치 않았음에도 우리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힘으로 결혼까지 골인한다. 하지만, 결혼은 생활이고, 얼마안가 신혼 단꿈은 깨진다.
달콤할 것만 같았던 결혼 생활은 의외의 복병으로 몸살을 앓을 때도 많다.
나는 신혼 초에 가장 많이 힘들었던 것 중에 시댁의 풍습과 내가 맞지 않는 데서 비롯된 문제가 많았다. 그 문제로 힘들어 할 때마다 남편과 많이 다투고, 격렬하게(?) 싸우기도 했다.
9년쯤 살다 보니 이제 웬만한 문제는 말하지도 않고 넘어간다.
그냥 목구멍으로 꿀꺽하고 삼키고 마는 것도 생기고, 더 이상 같은 문제로 리바이벌 하는데 체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도 해서다.
사랑이란 감정은 3년을 못 넘긴다는데 그것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알고, 그 만큼 상대방이 어디쯤이 폭파선인가도 파악이 되다보니 투덜거리는 것도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끝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연찮은 복병은 있다.
아이를 혼내는데도 기준이 서로 달라 가끔 말다툼 아닌, 신경전을 하기도 하고, 결혼하고 10년이 다 되가는데도 아직 옷을 홀라당 뒤집어 벗는 것도 고쳐지지 않아 신경이 날카로울 때 버럭 할 때도 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은 아닌 듯 하다.
몇 다리 건너 아는 B의 남편 이야기다.
그 집은 결혼한지 13년 쯤 되는 부부다. 연상 연하커플이고, 아내의 나이가 4살 연상이다. 슬하에 딸 하나를 둔 이 부부가 며칠동안 냉전으로 일관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B의 남편은 금붕어 키우는 것이 취미다. 집안에 작은 수족관을 설치하고 몇 마리의 금붕어를 금쪽 같이 아끼고 키웠다.
근데, 어느 날 그중 한 마리가 비실비실 한 것이 영~~ 몸이 안 좋아 보이더란다.
B의 남편은 출근하면서 B한테 당부했다.
"오늘 쟤 데리고 병원에 다녀 와, 꼭!!"
'금붕어를 병원에 데려가?' 싶은 B는 남편의 말을 무시했더란다.
그날 저녁 퇴근한 B의 남편은 가장 먼저 수족관으로 가서 금붕어를 살폈다.
아침과 똑같이 비실비실한데, 상태가 더 안좋아졌더란다.
"뭐야, 병원에 안갔어? 얘가 왜 이래?"
버럭 화를 내는 남편이 하도 황당해 B는 대꾸도 안했더란다.
결국 금붕어는 다음 날 운명을 달리했다. 그 후로 B의 남편은 더더욱 화를 냈고 싸움이랄 것도 없이 냉전으로 돌입한 B부부는 며칠 동안 간단한 의사소통도 딸을 통해서만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참을 웃었다.
근데, 금붕어도 병원에 가나? 개나 고양이 같은 경우야 동물병원에서 엑스레이도 찍고, 주사고 맞고, 수술에, 항암치료까지 받는다지만, 도대체 금붕어는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는 것 아닌가. 어떻게 치료를 받나?? 했는데, 치료방법이 있단다. 금붕어한테 약을 먹인다나 뭐라나 그렇게 해서 아픈 원인까지 알아내는 치료까지야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순간적으로 기운을 살려 놓을 수 있단다.
부부란 이런 것 같다.
서로 사랑하고 죽고 못살아 결혼하고도, 그것도 나이 많다고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 굳이 해 놓고도 이렇게 말도 안되는 문제로 냉전에 돌입하기도 하는 사이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얼마나 재밌는 사건이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