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2'가 방송된 지 몇 주가 지났다.
오버스러운, 그러면서도 딱히 배역에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지 않은 김정은과, 장난기 어린 진상 차태현, 그리고 똑똑한 백현우(류진)가 만들어 가는 시즌 2 종합병원이다.
예전 '종합병원'이 명성에 걸맞는 그런 인간냄새 가득한 드라마라고, 기본은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본방사수를 하고 있음이다.
하지만, 인간 냄새는 가득한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몰입할 만한 캐릭터들은 적은 듯 하다.
아직은 그들이 눈에 익지 않아서인지 그들의 입고 있는 흰가운이 어색하다. 그래도 한회, 두회를 거듭하면서 그들은 제자리를 찾았고, 나름 재미도 있다.
의술로 사람을 고치기 보다는 휴머니즘으로 가득한 의사의 오진으로 환자가 죽는다. 죽으면서 환자는 고맙다고 한다. 죽으면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오진으로 몇 달간 더 살 수 있는 삶을 단축한 상황에서….허, 이건 아닌데
전공의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느끼는 책임을 같이 공유하고,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노련한 의사가 되가는지 볼 수 있는 것보다, 그들은 잠도 제대로 못잠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수를 연발하는 사람들도 비춰진다.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여전히 흰가운을 입었다 뿐이지 그들도 사람이고, 사람이 사람을 다루는 것이니 당연히 실수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불안한 건 나한테 국한된 것일까.
올 4월 딸아이가 그네에 부딪혀 눈을 크게 다쳤었다.
각막에 상처가 나고, 눈동자에 출혈이 많아 위급하게 응급실로 갔었다. 병원이라는 것이 응급으로 갔다고해도 할 검사 다 해야 하고, 아파도 순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딸아이도 히스테릭한 상태로 안압을 체크하고, 또 하고, 사진을 찍고 똑 찍고...그런 검사를 계속 했다.
검사라는 것이 어떤 의사가 하면 한번에 OK인데, 어떤 의사가 하면 몇 번이나 실패하고, 다시 하고 그러는 동안 아이는 아픈데도 눈을 뜨고, 그것도 그냥 뜨는 것이 아니라 크게 뜨고 있으려니 더 아파했다.
뿐인가, 혈관주사를 놓으러 온 간호사 언니는 한 두번 찌르고 결국은 실패했다.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고 숙련된 간호사 언니가 들어오더니 한번에 주사를 놔줬다.
응급으로 내원하고 안과로, 다시 응급실로 검사하고, 또 검사하고, 주사 맞는데 걸린 시간이 5시간이 넘었다.
아이가 너무 히스테릭해 더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지만, 그 후로 외래로 병원을 한달넘게 다닌 봐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어떤 날은 모든 검사가 한번에 끝나고, 어떤 날은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아이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움직여서 못 찍겠다고, 쉬었다 하자고 해서 검사 하는데만 몇 시간씩 걸린 적도 있다.
숙련된 전공의가 검사까지 한다면야 모든 것이 쉽게, 빨리 일사천리로 끝나겠지만, 그러지 않은 것이다.
숙련되지 않은 아직 인턴, 그것도 몇 년차냐에 따라 숙련도가 달라 매번 병원을 찾을 때마다 똑같은 검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매번 달랐다.
한번은 안압사진을 힘겹게 겨우 찍었는데, 그 인턴보다 차수가 높은 인턴인지 다른 선생님이 오더니 사진을 왜 찍었냐고 환자와 보호자가 있는 데서 그 인턴 선생님에게 지적 들어가는 것이다. 겨우 사진 찍는 거라 다행이었지만, 만약에 약을 투여하는 것이었음 어땠을까.
그냥 영양제 맞은 셈 쳐야 하는 건가??
'종합병원' 에선 전공의, 그것도 숙련된 교수도 오진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환자를 최우선으로, 환자가 좀 더 오래 살았음 하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의사로 분하고 있는 김교수(이재룡)은 분명 그 환자를 살리려고 수술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 환자는 몇 달 수명을 단축해 저 세상으로 갔다.
살리려고 했는데, 결과가 나빴다. 물론, 알고 보면서도 오진으로 죽은 환자를 생각하면, 남겨진 가족을 생각하면 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 싶다.
현실에서도 오진은 의외로 많다. 그래서 더 큰 병원, 더 사람이 많은 병원으로 열심히 비싼 진료비를 부담하고 다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라. 내게 만약 저런 일이 생긴다면?
상상하는 것만으로 아찔하다.
숙련된 교수도 저런데, 도대체 일반 전공의나, 특히나 인턴들의 진료는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기가막힌 우연을 만들어내고, 그 사건을 헤쳐나가는 걸로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지만, 다음 날 수술할 환자가 외출했다 교통사고로 뇌사상태가 되는 기막힌 우연은 좀 심했다. 뇌사상태로 만든 환자의 장기기증의 문제로 이끌어 가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다.
물론, 그것도 그 환자의 팔자고 운명이라고 한다면 뭐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너무 지나친 우연의 설정이 아닌가 싶다.
그것도 모잘라 레지던트, 전공의들이 실수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황당하다 못해 겁난다.
대학병원에 실력 있는 선생님이 많은 만큼 그 선생님들을 보조하고, 견습하는 의사선생님들이 많다. 그 선생님들이 열심히 연습해야 실력있는 의사가 된다는 것은 분명 알겠는데, 그 연습에 마루타가 되는 환자입장에서는 그닥 달갑지 않음이다.
리얼한 의사들의 생활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 맞게 병원에서 일어 나는 에피소드나, 감동의 물결이 이는 그런 소재로 '종합병원'이 거듭나야 한다. 능력있는,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고민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보는 시청자의 마음은 편하겠다.
오진으로 얼룩진 '종합병원'이 아니라, 소리만 벅벅 질러대는 의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나의 아픈 곳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인간미 팍팍 풍기는, 사람냄새 나는 의사들을 볼 수 있는 그런 '종합병원'이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