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여탕' 물 막쓰는 할줌마 제제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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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여탕엔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어린 아이부터, 젊은 아가씨, 그리고 아줌마, 아줌마와 할머니의 중간인 할줌마, 그리고 할머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인 만큼 다음 사람을 위해, 물을 쓰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이지만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것이 이제는 거의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걔중 그렇지 않은 이도 많다. 그 중에 제일 막가파는 단연 할줌마다.
규칙 따위는 그닥 신경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도 상당히 자유롭다.
오늘 그 할줌마가 제대로 할줌마다운(?) 모습을 뵈줬다.

날이 추워서인지 목욕탕 안은 따뜻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어, 우풍이 있는 듯해 탕 밖으로, 사우나 밖으로 나와 때를 밀기가 웬지 썰렁하고 추워 자꾸만 사우나로, 소금방으로 들어가게 됐다.
소금방에 들어가 있는데, 어디서 쫄쫄쫄 물 흐르는 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이다.
한동안 들리던 물소리는 다른 할줌마가 잠그셨는지 조용해졌다.
"물을 이렇에 틀어 놓고 그냥 나가버리면 어쩐데? 물 아까운 줄 몰라…쯧" 하는 말씀이 들릴 뿐이다.

그리고 얼마 후  딸아이 때를 밀어주고 있을 때다.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고, 바가지가 날라가는 소동이 일어났다.
할줌마 : 할줌마의 싸움이었다. 목욕탕에서, 가장 원초적인 모습으로 할줌마 두 분이 소리소리 지르는 것이다. 아니 한 쪽은 그냥 당하는 것이고, 다른 한 쪽이 드세다.

"아줌마, 물 좀 잠그라는데 왜 이래요?"
"내가 내 돈주고 들어와 내 맘대로 물 쓰는데, 당신이 뭔데 상관이야?"
"뭐요? 아니, 나는 뭐 돈 안내고 들어왔어요? 같이 쓰는 거니깐 아껴써야죠!"
"내 맘이야"

보통 샤워기가 매달려 있어 서서 씻을 수 있는 곳이 있고, 한쪽에는 샤워기와 의자를 두고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그 자리에선 대체적으로 때를 밀기 마련인데, 그 할줌마는 샤워기의 물을 계속해서 틀어 놓고 물이 흘러 넘치는데도 그냥 흘러가도록 내두고 때를 미는 것을 옆자리의 할줌마가 도저히 못 보고 물 좀 아껴쓰라고 한 말씀 하신 모양인데, 막가파 할줌마가 박가지까지 던지며 격렬하게 '내 물 내 맘대로 쓴다'로 나와 싸움이 된 것이다.

막가파 할줌마의 기세 등등에 아무도 말릴 생각도 못하고, 한 말씀 하셨던 점잖은 할줌마도 입을 닫아 버렸다.


막가파 할줌마는 때를 다 밀었는지 이번엔 샤워기를 발에다가 계속 대고 있는 것이다. 보다 못한 목욕 관리사 아주머니가 한 말씀(아까 사건도 있고 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했다.
"저, 물 좀 잠궈 주세요~"
막가파 할줌마의 눈초리가 매서웠지만, 그래도 목욕탕을 관리하는 책임을 가진 목욕 관리사 아주머니는 당당했다.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고 하는데… 탕에서 막가파 할줌마가 나왔다.
"아까 나보고 물 잠그랬지?"
대뜸 목욕 관리사 아주머니를 보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네, 샤워기를 내내 틀고 계시길래요.."
"내가 발이 저려 찬물로 냉수마찰 한거요"
"그러시면 대야에 물을 받아 놓으시고 담그고 계셔야죠."
거기까지 그래도 성질 안내던 막가라 할줌마는 드디어 폭발했다.
"이 놈의 목욕탕은 왜 이렇게 물 가지고 난린지 모르겠네..내가 내 돈주고 들어와 내 맘대로 물도 못쓰나? 아니, 도대체 왜들이래?"

그렇게 씩씩 거리던 막가파 할줌마가 갔다. 옆에서 분위기 살피던 아주머니들이 한마디씩 하는 것이다.
"자기 집이라면 그렇게 물 못쓰겠지"
"도대체 어쩜 저럴까, 아까운 걸 몰라"

내 돈주고 들어와 내 맘대로 물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니!
도대체 막가파 할줌마의 말도 안되는 주장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조심스럽게 말을 해도, 그냥 말을 해도 먹히질 않는다. 앞으로도 그 막가파 할줌마가 마구 물 쓰는 걸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도 없지 않나.


법적으로 제제는 못하겠지만, 막가파 할줌마가 물을 아껴 쓰게 할 방법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