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모든 것이 딱딱 맞아 떨어지고, 잘 됐음 싶다.
드라마는 상황에 따라 더 이상의 절벽이 없을 만큼 그렇게 몰아 세운다. 그렇게 몰아 세우고,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최대한 얻은 다음 엄청난 성공을 보여준다.
물론, 그렇게 되어야 이야기가 되고, 그래야만 드라마가 된다지만,'아내의 유혹'은 심하게 우연의 우연에, 거기다 심할 만큼 주인공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작가의 억지 설정까지 합쳐져 거의 헝,,,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일단, 구은재(장서희)는 핏박 받고 서러운 시집살이에, 거기다 바람피고 성실하지 못한, 거기다 숨겨놓은 아들까지 있는 남편 정교빈(변우민)으로부터 임신까지 한 몸으로 이혼당하고, 거기다 바닷속에 끌려 들어가기까지 했다.
이혼당하고, 거기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바닷속에 쳐 넣는 만행까지 저지르는 전남편, 거기다 그 덕에 아이까지 유산했다.
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살기 위해선 복수의 칼이라도 갈지 않으면 자신의 가족이, 자신이 짓밝힌 한으로 도저히 죽지도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은 구해준 병원 허드렛일부터 한다. 저래서 언제 성공해 애리와 교빈을 못살게 굴까 싶었다. 그런데, 아주 잠깐 동안의 병원일을 그만두고 그녀는 메이크업 공모전에 응모하고, 대상까지 탄다.
어찌나 일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지...여기서 말도 안되란 생각은 하면 안된다.
교빈은 단죄하기 위해 그녀는 성공해야 할 뿐이고, 팜므파탈의 이미지로 거듭나야 하기에 그녀는 누구보다 성공해야 한다.
병원 허드렛일을 해서는 언제 애리와 교빈을 단죄할 수 있겠나.
드라마 등장 인물 중 그녀를 살릴 민여사가 등장하고, 민여사의 집에 기거하게까지 됐다.
거기서 새로운 사랑 민건우(이재황)과 다시 재회까지 했다.
이 모든 것이 이미 맞춰 놓은 퍼즐처럼 그렇게 그녀는 성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결혼하고 제대로 화장 한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녀는 단번에 그것도, 화장품코너의 테스터만을 가지고도 훌륭하게 대상을 탔다. 분명 그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할 것이고, 그것이 민여사의 마음까지 얻게 될 것이고, 민여사의 전 시아버지(김동현)를 향한 복수에 더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을까.
그래야 구은재는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그녀의 촌스러움은 더 이상 보기 힘들 정도다. 촌스러운 체크치마에 폴라티. 그것이 그냥 그 자체로도 멋스러울 수 있음에도 그녀의 말투와, 그녀의 살색 스타킹이 더 이상 촌스러울 수 없을 만큼 난감한 컨셉으로 비춰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보이길 바라는 컨셉이겠지만 말이다. 드라마라는 것이 어느 정도 대리만족이 되어야 하지 않나.
나는 그렇게 못해도 세련된 옷차림에, 예쁜 악세서리, 가방에 눈길을 주며, 저 몸같지 않지만, 저 몸처럼 그렇게 드라마를 보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도무지 그녀의 패션은 만족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녀가 이혼하지 않았을 때도 그녀는 부잣집 며느리 같지 않게 아주 소박한, 아니 달리 말하면 촌스러운 복장이었다. 그 전까지는 재색 스타킹이 그렇게 촌스러운 색인지 몰랐다. 그녀가 방송 3일이 넘도록 재색 스타킹에 귀엽지 않은 코트를 입고 나올 때 제발, 스타킹 좀 갈아신지 ….했을 정도였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일을 시작하면 이제 멋진 구은재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장서희의 얼굴은 예전 '인어아가씨'때랑은 많이 틀리다. 푸석푸석한데다 예쁘지도 않다. 그냥 나이를 먹어서가 아닌 듯 한데…
그랬는데, 오늘 방송에서 그녀의 완벽한 메이크업 상태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Before, After를 보는 듯하다고나 할까.
이왕 진상드라마로 낙인 찍힌 거 '아내의 유혹'은 그 어떤 혹평에도 그닥 신경이 쓰이지 않을 듯 하다.
진상드라마라고 해도 시청률 좋고, 시청률만 좋으면 좋은 드라마인 현실에 더 이상 뭐가 필요하겠나 싶은 생각인 듯 점점 더 잔인하고, 점점 더 자극적으로, 점점 더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내의 유혹'을 매일매일 복용하듯 챙기지는 못하지만, 일주일만에 봐도 그닥 어렵지 않은 내용 잇기는 일일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제 그녀의 복수를 지켜보며 통쾌해 하면 되는 것일까.
느릴 것 같은 그녀의 성공이 발판을 마련했으니 세련된 모양새로 그녀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과 그녀의 복수가 기대될 뿐이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쉽게,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죽으려면 살려주고, 살려줬더니 보따리는 내놓으라고 안해도 알아서 챙겨주고, 알아서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를 실패없이 잡고, 좋은 사장님 만나 숙식까지 해결한다면...그럼, 살만한 세상이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