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도 함께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방송사의 각종 시상식도 연말의 꽃이다. 가족과 함께 1년 동안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한 많은 배우와 예능인들 중에 제일 열심히 하고 잘한 이에게 주는 시상식이다. 줄 선 순서대로 주는 상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올해도 변함없이 MBC와 SBS는 나란히 공동시상에 이어, 나눠주기 시상까지 완벽하게 재현했다. 오히려 2007년보다 더 늘어난 상의 종류에 더 어리둥절했다고나 할까.
공로상, 특별상, PD상, 예능신인상, 실험정신상, 중경상, 우수프로그램, 최우수프로그램까지..나누고 또 나눴다. 어떻게 이렇게 나눌 수 있을까 싶을만큼 나눴고 그 숫자만큼 많은 배우들이, 예능인이 수상했다.
'기다리느라 쓰러질 뻔했다'는 최우수상 배종옥의 수상소감이 제일 와 닿을 만큼 MBC나 SBS 지루하고, 기다리기 지친 건 마찬가지였다.
MBC의 연기대상은 제일 유력해 보이는 배우는 김명민이었다. 강마에로 그 누구도 그렇게 연기할 수 없을 만큼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고, 강마에를 보는 기쁨에 몇 달을 살았음이다.
이제는 대상을 공동수상으로 역시 MBC다.
누가 모라고 해도 대상은 김명민만의 것이어야 했다. 작년에는 배용준과 붙어 김명민은 '하얀거탑'에서 신들린 듯한,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할 만큼 연기한 그였지만, 용사마 배용준에 눌려 결국은 대상은 못받았다. 이번엔 송승헌이랑 붙었네...싶었다. 그러더니 공동수상이라니!
이건 정말 아니다. 송승헌이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김명민의 강마에에는 절대 미치지 못하는 연기력이었다. 자막이 필요할 만큼 전달되지 않는 대사에 후까시만 잔뜩 들어간, 캐릭터 자체가 멋진 그런 동철을 연기한 송승헌보다는 전혀 띄우지 못할 강마에란 인물을 전설적인 캐릭터로 승화시킨 김명민을 올해도 이렇게 대상을 주고도 그닥 행복할 것 같지 않은 공동수상이 진정한 팬으로 많이 안타까움이다. 그것도 모잘라 송승헌의 수상소감에선 토를 안달런 신동엽은 김명민의 수상소감에선 시간 관계상 짧게 해달라는 멘트까지 섞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타까운 건 시상식 전체다. 나눠주기도 나눠주기였지만, 그 많은 상을 발표하기 위해 수고 해준 이들의 어색한, 듣기 거북한 대화도 끝까지 듣기 버거웠다.
시청자에 높은 사람은 분명 아닐텐데… 김유미와 함께 나온 SBS제작본부장은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일까. 1년을 마감하는 축제의 장에 나온 사람으로 보기 힘들만큼 권위와 위엄을 양 어깨에 하나씩 얹고 그렇게 거북한 대화 아닌 대화를 나눴다. 같이 나온 배우 김유미의 어려워하는 모양이 심하게 보여 채널 고정하기 힘들었다.
보는 시청자도 물론, 한 채널에 시선 공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리모콘을 눌러 대느라 손가락에 쥐 날 뻔 했지만, 장윤정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장윤정은 SBS 연예대상에 참석했다가 상까지 받고 어느새 KBS 가요대축제로 이동해 트위스트 스텝을 밟으며 노래를 하고 있다.
그래도 그 많은 상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상은 올해 'MBC의 연기대상' 공로상의 주인공 최진실이었다.
최진실의 데뷔작부터 유작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까지 그녀의 발자취를 기억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상으로 그녀를 추억하게 했고, 그녀가 이 자리에 같이 공동수상이라도 하고 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녀를 기억할 수 있었다.
SBS 의 연예대상은 유재석이 차지했다. 2관왕 강호동을 그를 번쩍 안아 올려주며 축하했고, 유재석은 강호동을 패러디하는 수상 소감으로 웃음을 줬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웃게 해주는지 다시 한번 유재석이란 사람의 재치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같은 시간의 KBS 가요대축제가 오히려 가족이 즐기기에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 노래연습에, 볼거리가 더 많은, 그러면서 나눠주기 수상을 위한 불필요한 시상보다는 오히려 더 재밌었다.
콘서트를 보는 듯, 뮤지컬을 보는 듯 그렇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고, 그들의 공연이, 그들의 노래가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이 더 좋았음이다.
스타의 참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눠주기, 공동수상을 해야 하는 것이 방송사의 속내라면 아예 상 자체를 없앤 가요대축제 같은 축제의 한마당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보는 시청자나, 참석한 배우들에게도 더 낫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