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기대상은 문근영이 수상했다. 'SBS에 대상을 받을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 보다는 그녀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는 중성틱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분명 귀엽고 사랑스런 여자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 나름의 신윤복을 표현했고, 잘~했다. 그녀의 연기에 대해 뭐라 토달 사람은 그닥 많지 않아보이기에 어린 나이에 대상 수여가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바람의 화원'이 시청률이 좋았든, 나빴든 상관없이 그녀는 분명 최선을 다했고, 그의 파트너였던 박신양의 불참으로 좀 모양이 빠지긴 했지만, SBS는 나름 파격이었다.
'대상이라는 짐 무섭고 죄송스럽다'는 그녀의 수상소감에서 그녀의 겸손함에 마음고생까지 더불어 느낄 수 있었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사회자 류시원의 말끝마다 '문근영양'이라고 호칭하는 것이었다. 그녀도 성인이 된 나이인데, 아무리 어려도 이제는 문근영씨라도 호칭해야 할 것 같은데, 말끝마다 '문근영양'이란다. 아역배우가 상을 탄 것도 아니고, 어린 아이 달래듯 말하는 그는 분명 실수했다.
SBS는 대상만 파격이었다. 그외에는 세분화된 상 목록 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상을 받기 위해 나가고, 또 나가고를 반복했으니 다른 방송사의 시상과 그닥 차별화 되지는 않았다. 그저, 대상이 뜻밖이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KBS 연기대상은 '엄마가 뿔났다'에서 갱년기 엄마를 너무 심하게 잘 표현해준, 정말로 저렇게 짜증이 디리디리한 엄마라면 피곤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우리 엄마한테서 한자의 모습이 얼뜻얼뜻 비추는 걸 보고 저 내용이 그렇게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구나 싶기도 했었다. 가족 드라마이고, 특별한 출생의 비밀도, 극도의 액션씬도, 흔한 해외로케도 없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는 우리네 가정사를 잔잔하면서도 살뜰한 재미로 표현해 많은 가정의 주말 저녁을 지켰다. 거기다 '엄마가 뿔났다'의 출현진은 어느 누구도 연기력 시비를 받지 않은 인정받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서 더더욱 가족 드라마로, 우리 옆집이 이야기같이 그렇게 즐길 수 있었기에 그들의 수상은 당연했다. 김혜자 선생님이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엄마아닌가. 김혜자 선생님의 연기는 연기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그렇게 진실되고, 진짜같다. 그러기에 김혜자 선생님의 대상은 너무나 당연하고 누구도 뭐라지 못할 것이다.
김혜자 선생님의 수상소감 중 '새해엔 엄마가 신났음 좋겠다' 는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에 비해 가장 진상은 MBC다.
MBC 대상은 공동수상으로 김명민과 송승헌이 받았다.
김명민의 대상에 1+1도 아니고 어떻게 송승헌을 엮었는지 새해가 된 지금도 이해할 수 없음이다. 출생의 비밀, 거기다 잘나가는 배우들은 몽땅 끌어 모았지만, 그렇게 연기력에 대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덴의 동쪽'의 출현진은 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상도 모두 받았다. 공동수상으로, 세분화된 상으로 모두 안받을래야 안받을 수 없는 상이었다지만, 세분화된 모든 상에 '에덴의 동쪽'은 꼭 끼었다. 연기력 논란으로 한참 시끄러웠고, 시끄러운 이연희는 상을 받을 만큼 그렇게 연기를 잘했다고 절대로 볼 수 없다. 한편에선 뜬끔없는 대사처리로 더더욱 그녀의 연기력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어색하고 보는 이가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회가 거듭될수록 그 어색함에 익숙해졌을 뿐이지 그녀의 연기가 나아졌다는 것은 아니다.
뿐인가, 어색하기로 치면 한지혜도 만만치 않다. 청순 모드로 동욱이를 사랑할 때도 그랬고, 신명훈과 결혼해 커리어 우먼으로 사는 지금도 그닥 편안하지 않다. 불편한 입매를 보고 있노라면 똑똑한 척 하려면 저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 그들도 모두 상을 받았다. 거기다 송승헌은 후까시가 반이다.
제 2의 최민수도 아니고 입도 제대로 벌리지 않고 말하는 그 때문에 웬만하면 자막처리 좀 해줬으면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도대체 뭐라는거야?? 라고 신경질 내며 보고 있는 내가 더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멋진 표정, 멋진 동작만이 연기를 잘한다고는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인기가 높다고 해서 그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나.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은 그 누가 봐도 대상이다. 그럼에도 공동수상이라니!
그가 연기한 강마에는 그가 아니면 절대로 그렇게 드라마가 뜨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그였기에 그렇게 대단한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한류가 아니라서, 송승헌보다인기가 없어서 대상을 공동 수상해야 했다면, 그렇다면 연기 대상이라는 것이 왜 필요할까. 그냥 인기 대상을 주는 것이 모양이 더 낫다고 본다.
'김명민'만의 단독 수상으로 연기를 잘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 '하얀거탑'에 이어 '베토벤 바이러스'까지 자막이 필요 없는 명확한 발음과 그가 아니면 안될 혼신의 연기까지 그는 진정한 연기대상의 주인공이다.
시청률도 작품성도 둘 다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한 연기자에게 상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 2008년의 과오를 꼭 잊지말고 2009년 올해는 연기 잘하는 이가 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