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이라고 하면 보통은 남자가 여자한테 주로 당하는 걸로 인식되어 있고,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아주머니도 아무렇지 않게 젊은 총각을, 아저씨를 희롱한다.
수영장 다닐 때는 그러려니 했었다.
보통 수영장 강사들은 민망하게도 손바닥만한 수영복을 입는다. 얼렁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서로서로 덜 민망한데, 그 수영복이 팬 서비스라는 것을 듣고 황당해 한 적 있다.
아주머니들이 원한다나 뭐라나...근데, 아주머니들 젊은 남자 강사한테 수영을 배우면 아들같다면서 스킨쉽이 아주 자연스러운 분들이 꽤 많다.
초급반 아주머니였다. 양팔을 쭉 뻗고 물에 뜨는 판을 잡고 발차기 연습을 하는 중이었다. 근데, 그 육중한 아주머니만 유독 자꾸만 물밑으로 가라앉는 것이었다. 너무 힘을 준 나머지 판이 뜨질 않고 자꾸만 가라앉는 거였는데, 보다 못한 강사가 도와주러 아주머니에게 다가섰다.
"자~ 힘 빼시고! 다리 펴시고…" 꼬르륵…
더 이상 강사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아주머니가 얼마나 힘을 줬는지 강사와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다리가 닫는 수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머니는 강사를 감싸안으며 물 밖으로 나왔고 그리고도 한참을 강사를 쓰다듬 듯이 오래 있었다.
뭐, 이 정도의 스킨쉽이야 수영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여자 수강생이 남자 강사한테 배울 땐 조심스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아주머니 수강생들과 젊은 남자 강사 사이에선 자주 쉽게 일어나는 일이다.
남자 강사입장에선 이건 분명 성희롱 아닌가.
지인은 남편과 함께 남편의 바지를 사러 남성복 매장에 들렀다.
그 매장의 구조가 피팅룸 바로 앞에 소파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지인의 남편이 바지를 갈아 입을 때 소파에는 모녀로 보이는 두 여자-연세가 좀 든 아주머니와 임신 중인 딸- 같이 앉아 있었다.
지인의 남편이 바지를 갈아 입고 나왔는데 좀 사이즈가 타이트했다.
"엉덩이 부분이 넘 타이트한거 아냐? 한사이즈 큰 거 입어야겠다" 그 모든 장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도대체 그 모녀가 왜 거기 그러고 앉아 있어야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아주머니 때문에 불편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인의 남편은 한 사이즈 큰 걸로 갈아 입고 나왔다.
그때, 연세 지긋한 아주머니가 팔짱끼고 소파에 완전히 파묻힌 자세로 한마디 하셨다.
"어쩜, 엉덩이가 탄력있는게 섹시하게 생겼네"
지인은 당황해서 뭐라 말도 못하고 그냥 썩소를 날렸다는...그러다 남편한테 말했단다.
"자기 좋겠다. 자기 엉덩이가 섹시하데!"
"에이, 아줌마가 좋지! 왜 아저씨가 좋아?"
"네?...."
그 바지를 사고 나오긴 했는데, 이 찝찝함은 무엇인가 싶은.. 한참을 기분이 그렇더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물론, 여자들이 남자한테 성희롱을 당하는 횟수 보다는 적겠지만, 남자도 여자한테 성희롱 당하는 경우가 분명 있음이다.
부부가 한꺼번에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있더라는 지인의 웃지 못할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씁쓸했다.
아줌마의 성희롱은 괜찮고, 아저씨의 성희롱은 안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