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새학년 새학기는 엄마한테도 스트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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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1학년 때는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제대로 적응할까,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까, 그리고 엄마인 나도 학부모로서 적응하느라 너무 바빠 같은 반에 어떤 친구가 있는지까지는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같은 반 엄마들을 만나면서도 그 엄마가 좋은지, 나쁜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렇게 조심조심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1년을 보내고 나니 아이와 잘 맞는 친구도 있고, 아이와 잘 맞지 않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더불어 선생님도 아이와 잘 맞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있고, 그저 인사만 나눠야 할 엄마들이 있다는 것까지 더불어 알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다른 엄마들의 평판과 상관없이 내 아이와 잘 맞으면 좋은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선생님한테도, 반 친구들한테도, 반 엄마들한테도 적응하고 익숙해질 쯤 봄방학을 했고, 학교 홈페이지에 반편성이 떴다.
같은 반이었긴 했지만, 2학년 때는 같은 반이 되지 않았음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 선생님만은 안됐음 하는 평판의 선생님도 2학년 선생님들 중에 있었다. 다행이 딸아이는 무사히 건너 뛰었다. 하지만, 1년을 보내는데 그렇게 녹녹하지는 않았다. 선생님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드센 여자 친구들 때문에 딸아이는 꽤 맘 고생을 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인 나도 보통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1년을 보냈고, 오늘 3학년으로 새학기를 시작했다.
절대로 같은 반지 되지 않았음 하는 친구들이 4명이나 딸아이와 한 반이 됐다.
일단, 그것도 끔찍한데 포스가 장난이 아닌 담임선생님까지….

MS Power Point ClipArt


반편성을 보고 심난함에 마음이 무거웠다.
친구도 코드가 맞으면 더 친하고, 잘 지내지만, 코드가 맞지 않으면 그 친구랑은 1년 내내 말도 몇 마디 섞지 않으면서 그렇게 한 해를 보내기도 한다. 8살 짜리들이, 9살 짜리들이 뭘 알아서 라고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 또래의 아이들도 좋고 싫은 것이 확실해서 좋아하는 친구, 싫어하는 친구가 확실하다. 그것도 모잘라 한 친구를 집단으로 싫어하는 경우도 봤다. 그러니 따를 시킨 친구랑 같은 반이 된다는 것은 엄마로서 같은 반이 안되길 바랬다.

선생님이야 아이와 잘 맞기만 하면 좋은 선생님이고, 아이와 잘 안맞으면 나쁜 선생님이니 그 동안의 평판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 그건 그렇다치고, 문제는 반 친구들이다.
1학년, 2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 중에 유독 딸아이와 같은 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들 4명이 한꺼번에 같은 반이 됐다.

예전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는 반 친구들이 60명이 넘는 콩나물 시루 같았으니 이 친구가 싫으면 저 친구랑 놀면 됐지만, 지금 딸아이는 그렇지 못하다. 아이들 인원수가 적다 보니 이 친구가 맘에 안든다고 저 친구랑 놀기가 여의치 않다.
싫어도 그냥 아닌 척 하고 지내던가, 아니면 독자 노선을 걷던가 해야 한다.
문제는 아직 3학년 밖에 안된 딸아이가, 쉬는 시간에,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딸아이가, 학년이 바뀌고 제대로 못 할 것 같아 안타까움이다.

반 편성을 확인한 딸아이는 그랬다.
"엄마, 나 누구랑 놀지?"
"…."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어 그냥 딸아이의 맑은 눈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엄마 눈에도 딸아이와 놀 만한 친구가 보이지 않으니 뭐라고 할 말이 있겠는가.

사회에 나가도 가장 힘든 것이 대인관계다. 그것처럼 아이들도 학교에서 제일 힘든 것이 숙제, 공부라기 보다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올해 딸아이는 친구들 문제로 많이 우울함을 토로할 것 같고, 그걸 엄마인 나는 들어줘야 할 것 같은 예감이다. 모든 친구들이 모두 딸아이를 좋아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지만, 아무리 인기 많은 연예인도 안티가 있기 마련이고 악플에 자살까지 하는데….너무 큰 욕심이다 싶기도 하다. 아니,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싫은 사람 속에서 견디는 것도 연습하라고 말해줘야 할까…

문제는 아이뿐만 아니다.
엄마인 나도 새로운 선생님한테 적응해야 되고 반 친구들이 바뀐 만큼 물갈이된 다른 엄마들과도 적응해야 한다.

새로운 학년이 되고,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은 아이한테도, 엄마한테도 모두가 스트레스일 수 밖에 없고, 적응해야 할 숙제다.


어차피 정해진 것은 어찌 바꿀 수 없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지만, 그래도 당장 심난한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