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이면 '에덴의 동쪽'이 끝난다. 장장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말도 안되는 드라마를 봐왔던 나의 인내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오래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계속되고 있다.
국대화의 폐암 말기 판정으로 동철의 국자에 대한 애절한(?) 사랑은 결실을 이룰 듯 하다. 솔직히 이 다혜의 중도하차를 결정할 만큼 동철의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애절함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으나 시청자가 느끼기엔 그닥 애절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그가 국자를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큐피트의 화살을 한 사람을 향해 보냈다면 하다못해 보디가드였던 '모래시계' 이정재 만큼의 절절함도 없었는데, 국자를 해바라기 한 것처럼 급 반전해 시청자를 이해시키고 있다. 원래 동철이가 국자를 사랑했다는...여기까지만 봐도 '에덴의 동쪽'은 끝까지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싶기도 하다.
이제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짝과 연결 시키려는 시도를 포기한 듯 그렇게 새롭게 투입된 황정음은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로 이 동욱(연정훈)은 이해할 수 없는 표독을 부리고 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동철에게 태클이었던 동욱은 커서도,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는 더더욱 태클이 되고 있다. 지금껏 자신이 동철에게 어떤 태클을 걸었고, 어떻게 희생을 시켰는가는 전혀 생각지 못하는 듯 갑자기 핏줄이 확~~땡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렇게 신태환에게 아닌 척 엎어져서는 그의 꼭두각시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아닌 척 하면서 신태환의 말을 듣는 것이 더 짜증스럽고,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동철이 누구 때문에 소년원에 가고, 누구 때문에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누구 때문에 비자금 가방을 나르고 살았는지 그는 알아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최고 악역은 신태환이 아닌, 이 동욱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지금 껏 자신을 등불 삼아 키워주고, 보살핀 그는 가족들에 대한, 특히 양춘희 여사와, 동철에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할 수 있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한 사람이 한 가정에서 그것도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그 집안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렇게 길러졌는데 그것도 세뇌라면 세뇌일텐데 어떻게 그렇게 하루 아침에 급변할 수 있는 것인지 도대체 개연성이 없다.
그에 비해 다른 인물들은 극히 정상이다.
양춘희 여사도 핏줄인 신명훈을 내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 동욱에게 특별히 잘 못하는 것도 없다. 키운 정이 얼만데,,,그저 동욱도, 명훈도 아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동철도 마찬가지 아닌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명훈은 피 섞인 동생이고, 동철은 남인 동생이라고 해도 둘 다 동생으로 생각하는 동철의 마음엔 변화가 없다.
신명훈 어머니는 어떤가. 그녀도 마찬가지다. 동욱이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에 끌려 하지만, 그렇다고 지현과 엮이길 바라는 괴기한 생각을 할 정도로 몰상식 하지도 않고, 신명훈을 아들로, 이동욱을 아들로 생각할 뿐이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어 보이는데 최고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는 이동욱이 보통 미운 것이 아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저렇게 미쳐 날뛰는 걸까. 도대체 동철이 뭘 어쨌다고 자신의 검사 인생을 막 내릴지 모른다고 하는 것인지…
나쁜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자신이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정받으려고 남탓을 한다. 동욱도 지금 그렇다. 자신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명훈이를 양춘희 여사가 받아줬다는 것 때문에, 형이 자신을 더 이상 생각해 주지 않는다는 것에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특별히 '에덴의 동쪽'의 등장인물에 동감하지 못했지만, 새롭게 부활한 나쁜 사람 이 동욱은 아무리 생각해도 동감되기는 커녕 한대 쥐어 박고 싶다.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되지….도대체 뭘 생각하고, 어떻게 지현이랑 다시 엮일 생각까지 하는 것인지, 그렇게 움직이는 작가는 무슨 의도인지…10회 정도 남겨두고 투입한 황정음은 어디다 치웠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단 4회가 남았을 뿐이다. 새로운 악인을 만들고, 일은 벌이는 것보다는 이제는 화해를 위한 준비작업과 더불어 그들이 어떻게 잘먹고 잘 살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열심히 이야기를 떠벌이고 마무리 못한채로 어설프게 '열린결말'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납득되길 이제 바라지도 않는다. 말 그래도 잘~~마무리 되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