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우리나라 사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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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잡지에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들이 꽤 많다. 길거리 패션으로 현 패션의 흐름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 사람의 패션은 어때서 좋고, 이 사람의 패션은 어디가 잘못됐는지, good이냐 bad냐를 따지기도 한다. 찍힌 사진을 보면 모든 국민이 다들 패셔너블한 말 그대로 다들 멋쟁이다.

그 사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다닐 것이고, 그 사람들의 포즈로 봤을 때 동의를 구하고 찍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거이다.

연예인처럼 길거리 캐스팅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의 패션 센스를 알아 보고 사진을 좀 찍어도 되겠냐고, 잡지에 실어도 되겠냐고 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OK하지 않을까?


친구와 이대 근처를 쇼핑하고 있을 때였다.

그날 나는 스키니에 롱 브라우스를 입고, 비드로 된 목걸이를 칭칭 감았었다. 그렇게 상점에 걸린 옷들을 하나씩 살피며 대학가 근처의 젊음의 기를 받고 있었다.

그때, 카메라를 든 여성이 내게 다가왔다.

MS Power Point ClipArt

 

"저,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사진이요?"
"패션잡지에서 근무하는데요. 잡지에 실어도 될까요?"
"아,네"

말 그대로 어정쩡한 포즈로 사진을 찍혔다.

여기까지는 기분이 그럭저럭 아니, 아주 괜찮았다. 내가 오늘 좀 패셔너블하게 옷을 입었나 싶기도 했고,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줌마에게 말 그대로 근사한 일이었다.

근데, 근사한 일은 근사하게 끝나지 않았다. 사진을 찍은 여성은 감사한다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섰다. 그러더니 얼마 못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이 물었다.

"근데, 우리나라 사람 맞으시죠?"
"네? 네!"

어설픈 미소를 띄우며 그녀가 사라져 갔다.

 
그래,
 내가 까맣기는 하다. 한 겨울 내내 꽁꽁 숨겨놨던 팔을 들어내도 벌써 어디 다녀왔다는 인사를 기본으로 듣고 살긴 했다. 그렇지만, 한국 사람이 아니냐니??

워낙 까만 피부 덕분에 내가 동남아 쪽 사람들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유쾌하지 못했음이다. 길거리 캐스팅까지 아니었어도 꽤 괜찮은 기분이었는데…..

그래도 좋은 쪽만 기억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든 외국사람이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나의 패션을 찍으려는 사람을 만났었다는 것이 어디냐!!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