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아퍼요' 하는데 '기도해' 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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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준비물이 많아 그날은 실내화 갈아 신는 곳까지 따라가게 됐다. 짐을 주고 돌아서는데 1학년 때 딸아이와 같은 반이었던 C가 엄마랑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근데, C의 상태가 아주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안색은 하얗고,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C야, 안녕. 근데, 어디 아퍼?"
"배가 많이 아파요"
"그럼 병원가야겠네요"
바로 옆에 있던 C의 엄마한테 말했다.
근데, C의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에요. C야, 우리 기도하자"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내가 잘못 들었나?
근데, 정말로 C의 엄마는 C의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했다.
잠시 후 C의 엄마는 기도를 마쳤다.
"C야, 기도했더니 이제 안아프지? 어서 들어가"
"엄마, 학교에서 배 아프면 어떻해?"
"그럼, 기도해"
"…'

C는 힘없이 교실로 들어갔고, C의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교문을 나섰다.
내가 본 광경이 지금 '추적 60분',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가 분명 아니거늘 어떻게 아이 엄마가 아이가 아프다는데 기도하자고 할 수 있는지, 기도가 만병 치료약이라도 되는지, 아프다는 아이를 들여 보낼까 아주 어이 없었다.

MS Power Point ClipArt


그리고 며칠 뒤 C를 만났다. 이번에 C는 다리를 절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왼쪽 발등의 붓기가 꽤 심해 보였다. 실내화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듯 구겨 신기까지 했다.
"C야. 발이 왜 그래? 다쳤어?"
"네"
"병원 다녀왔어?"
"아니요. 바빠서 못 갔어요"

세상에! 아이 발이 보기에도 상태가 아주 많이 불량해 보였는데 바빠서 병원을 못 갔다니…

다른 엄마들의 말로는 C의 엄마는 대단한 기독교 신자라는 것이다.
교회를 얼마나 열심히 다니는지 일요일엔 아침 6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교회 일을 보느라 온 가족이 교회에서 보낼 뿐 아니라 평일에도 교회일로 한가하지 않단다.
아이가 아픈데 기도하자는 C의 엄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아이 발이 보기에도 아파 보일 정도로 부었는데 그럼에도 기도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일까.

내 아이 내 맘대로 한다는데 뭐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사이비종교의 교주도 아니고 어떻게 신앙의 힘으로 낫는다고 하는지, 아니 그걸 믿는 C의 엄마와 C의 힘없는 뒷모습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