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연상 연하커플이다. 연상 연하커플이라면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여성이 뭔가 대단한 매력이 있는 걸로 짐작하게 된다. 4살 연상의 아내와 사는 A를 만나면서도 그랬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연상 연하 커플과는 달랐다. 그래도 적지 않은 나이를 건너 뛴 그들의 사랑엔 남들이 모르는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의 사는 방법은 나이 만큼이나 여느 가정 같지는 않다.
결혼 13년차의 부부 사이에는 딸아이가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 전까지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고, A는 집에서 아이 키우며 아르바이트 정도로 간간히 경제활동을 할 뿐 전업 주부로 지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고 거기다 A는 아이를 잘 키우기까지 해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냈다.
그러다 아내가 실직 했다. 그 시점에 A가 취직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역할 체인지가 이루어질 줄 알았던 A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여러 가지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때이니 아주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데 더 주력했고, 나이 많고, 아이를 돌보면서 파트타임으로 여성이 얻을 수 있는 직업이란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 찾기에 몰두했다. 그즈음 부부 사이엔 불화가 잦았다. 결국 A의 아내도 오래지 않아 포기하고 가정에 안주하는 듯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A가 출근하면 남편 모르게 일을 시작하는 듯 했다.
분명 뭔가 시작한 것 같기는 한데 출근하는 통에 알아볼 길은 없고 며칠 동안 마음 고생을 한 A는 휴대폰 위치추적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런데, 위치추적이라는 것이 자세하게 콕 찝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내에 나왔다는 것 정도만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퇴근 후 아내의 휴대폰을 훔쳐 보기도 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아내는 분명 일을 하고 있었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이 상황에 A는 조바심이 났지만, 아내한테 매일 시내가서 뭘 하느냐하고 따져 물을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면 위치 추적한 것이 들통날 것이고, 아내와의 신뢰를 본인 스스로 져버리는 꼴이 되버릴테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하지만, 끝내 아내가 A 모르게 했던 일을 하지 않을 때까지 말하지 못했다.
A가 직장을 다닌 지 이제 4년이 다 되간다. 그 동안 아내가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보는 엄마로 살기를 희망하고, 위치추적까지 하는 감시를 했지만 A의 아내는 여전하다. 그만큼 아이에 대해 소홀해 퇴근한 A가 아이의 숙제를 봐주기도 하고, 시험 준비를 시키기도 한다. 그런 A가 요즘 심각하게 퇴직을 고려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일자리가 없다는 뉴스가 다인 요즘 A의 마음은 확고하다.
아내는 그 마음을 아는지 어쩌는지 모르겠지만, A는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A부부의 역할이 다시 체인지 되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업주부를 희망하는 남편이 A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A부부의 사는 방식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