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학교에서 만난 꼴불견 엄마들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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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딸아이 공개수업에 다녀왔다.
3학년 시작되고 첫 번째 공개수업이라 그런지 엄마들이 거의 참석한 듯 했다. 아이들도 아직 새학기라 그런지 긴장 제대로 하고 있고, 엄마들도, 선생님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어색한 가운데 수업이 진행됐다.

공개수업이 끝나고 엄마들끼리 연락처도 주고 받을 겸 자리를 함께 했다.
반 친구들이 다 서로서로 친하게 지낼 수 없는 듯 그 엄마들도 모두 친하게 지낼 수는 없다. 아무리 성인이어도 아이가 있는 엄마고, 그것도 학부모란 이름을 달고 만난 사이이기에 더더욱 두루두루 친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은 엄마들이 있다.


- 나이가 무기다

의외로 다둥이 가정이 많은 듯 어린 엄마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엄마들이 의외로 많다. 거기다 셋째, 막내라고 하면 아무래도 엄마의 나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이가 같은 3학년인데, 그 엄마들은 자신의 나이를 상당한 권력(?)인양 이용하려 한다. 아는 척, 잘난 척, 연륜을 무기 삼아 그렇게 우월하게 이야기하려 한다. 인사를 해도 고개만 까딱한다거나, 기본으로 반말이 나온다던가 하며 대우 받기를 원한다.

- 자기 아이만 믿는다
반에서 일어난 일을 온전히 자신의 아이의 시점으로만 이야기한다. A엄마가 그랬다.
달리기 시합으로 1등을 했던 딸아이가 1학기 동안 체육 부장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소식을 전하며 딸아이는 아주 뿌듯해 했다. 음악 부장, 컴퓨터 부장 같은 것은 가위바위보로 정하는데 체육만 달리기로 부장, 차장을 정했다며 아주 자랑스러워 했던 딸아이의 목소리를 기억하는데, 딸아이가 A한테 빌면서 '내가 체육부장 하게 해주라' 했다면서 상당히 가소롭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어? 그거 달리기로 정한 거 아니었어요?"
딸아이한테 듣기는 했지만, 그것도 딸아이 시점이라 큰소리는 내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말을 얼버무렸는데…A의 엄마는 아주 큰 소리로 다른 엄마들도 있는 자리에서 한 마디 더 하는 것이다.

"거기다 어제 짝 정할 때요. B의 귀를 질질 끌고 갔다면서요?"
"네? 깡패도 아니고,,,왜 그랬을까..."


어제 딸아이 반에서 짝을 정할 때 남자 짝을 여자 아이들이 골라 앉도록 한 모양이었다. 남자 짝을 골라 들어가는 과정에서 딸아이가 B의 옷을 잡아 당긴 모양인데 그것이 귀를 잡아 당긴 것으로 부풀려진 모양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닥 속은 편하지 않았다.

- '싫다'는 말도 대놓고 하는 엄마
딸아이가 1학년 때 딸아이 짝꿍 C군의 엄마는 그랬다.
"우리애가 그 집 딸 싫대요"

C군이랑 자주 다툰다는 말을 딸아이한테 익히 들어 알았고, 딸아이도 C군이 싫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대놓고 '싫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땐 도대체 뭐라고 리액션을 해야할까. 표정 관리 안됐음이다.

- 다른 아이 잘하는 것 못보는 엄마
아직 저학년인데도 자신이 어떤 학원에 다니는지, 어떤 학습지를 하는지 모두 비밀인 엄마도 있다. '나는 아무것도 안시킨다'로 밀고 나가지만, 이야기 속에 과외 선생님도 나오고, 학습지도, 학원도 나온다. 도대체 왜 그렇게 비밀이 많을까. 학창시절에 많이 봤던 것 같지 않나?
"나 어제 잠자느라고 공부 하나도 안했어~" 하는….
 그것 뿐 아니라, 공개수업 때 발표 잘하는 아이라도 보면 그런다.
"P 튀더라"
내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났으면 싶은 것은 엄마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MS Power point ClipArt


누구나 아이에 대해 고슴도치 사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엄마들이다. 내 아이가 선생님의 특별한 이쁨을 받길 원하고, 공부도 잘 하길 바란다. 하지만, 엄마이기에 앞서 어른이고, 어른이라면 아이들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가끔 이렇게 무대뽀에 인상 찌푸러지는 엄마들을 만나면 표정 관리 안될 뿐 아니라, 같은 반에 아이가 있다는 것도 불편하다.

MS Power point ClipArt


뭐가 옳고 그른지 따지기 전에 다른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자리라도 좀 가려 했음 하는 바램이다.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부딪치는 것처럼 엄마도 다른 엄마들과의 이런 미묘한 갈등에 상처받고, 힘들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같은 학년의 아이를 둔 엄마들인데 조금씩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인지, 내 아이의 말을 믿기 전에 다른 아이의 말도 들어줄 수는 없는 것인지 '역지사지'란 말이 절로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