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3학년이 되자 교과목이 많이 어려워졌다. 그 만큼 수업시간도 늘어났고 아이는 초등학교 처음 입학하는 것처럼 그렇게 피곤하게 3월을 보냈고 이제 4월은 적응이 어느 정도 끝난 듯 보인다.
1학년 때는 슬기로운 생활이라는 과목에 과학, 사회, 도덕이 몽땅 포함되어 있어 문제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뭔가를 외워야 할 필요도 없었다. 말 그대로 슬기롭게 생활하면 풀 수 있는 과목으로 생각됐다. 그러던 것이 3학년이 되면서 과학, 사회, 도덕으로 나뉘었다.
그러면서 많이 세세해지고 어려워졌다. 분명 그림지도는 그림지도인데 2학년 때 배운 그림지도와는 많이 자세해지고 어려워졌다. 뿐인가.
가장 난감한 과목은 과학이다.
탄산수소나트륨, 녹말, 요오드용액, 쇠그물같은 전문 용어를 외워야 서술형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녹말에 요오드 용액을 떨어뜨리면 보라색으로 변한다, 탄산수소나트륨은 끓여도 변화가 없다, 가루물질을 구별하는 방법으로는….
이것이 1단원이었다. 그 1단원도 소화가 될랑말랑 하는데 이제는 자석을 가지고 실험 관찰을 하는데 자석의 N극, S극에 나침반을 들이대고 어떻게 극이 바뀌는지, 지하철표의 마그네틱선에 자석을 댔다가 철가루를 뿌리면 어찌되는지...그런 세세한 것들을 그냥 실험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부다 서술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 딸아이는 과학단원평가를 봤다.
꽤 어려웠는지 반에서 100점이 1명밖에 나오지 않았다는데 아이들의 어정쩡한 답이나 말도 안되는 답을 서술한 아이들의 시험지를 일일이 아이들한테 읽어주신 모양이다.
서술형 문제다.
자석의 성질을 가지게 된 바늘을 다시 자석의 성질을 잃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2가지 이상 써 보시오.
이 문제의 답은 물건으로 쳐서 충격을 준다, 오랫동안 공기 중에 나둔다. 뭐 이런식의 답이면 정답인 모양이다.
선생님이 불러준 답안엔 "물건으로 두둘겨 팬다" , "손으로 마구마구 두둘겨 팬다"
이런 식의 답이 있었단다.
다음부터 이런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면 틀린 답으로 간주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는데...엄마인 나는 재밌었다. 꼭 '친다'라는 표현대신에 '팬다'라는 쓰면 안되다는 것은 없지 않나. 물론, 어감상 분명 거칠어지긴 했는데 틀린 답을 아니지 않나..
사회 단원평가시험을 치르고 선생님께서 아이들한테 질문 하셨다.
"100점 맞았을 것 같은 친구 손들어 봐."
그러자 몇몇 남자애들이 손을 들었다는데…
"C야, 니가 100점일 것이라고? 너 8개 틀렸거든?"
그 몇몇 아이들이 전부 반에서 최저의 점수를 획득한 아이들이었다나…
이렇게 재밌는 선생님은 가끔 참새시리즈에 아이들을 비유해 말씀하시길 좋아하신다.
A와 B는 짝이다. 근데, 이 아이들이 걸핏하면 고자질을 하는데 A가 B를 B가 A를 이르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별거 아닌 것에 이르기를 반복하자 선생님께서 너희들한테 딱 맞는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셨단다.
참새 2마리가 있었다. 2마리가 서로 빨리 날려고 하다가 사냥꾼의 모자를 스치고 날아갔다. 그러자 사냥꾼은 이때다 싶어 총을 쐈고 1마리가 맞았다.
총맞은 참새가 그랬다.
"왜 저만 쏴요. 쟤도 쏴야죠."
그러자 총 안맞은 참새가 그랬다.
"쟤 아직 안 죽었어요. 한번 더 쏴요."
A와 B가 선생님의 깊은 뜻을 알아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교실은 한바탕 웃음바다였음은 보지 않아도 보이는 듯 하다.
집중하지 못할 땐 이런 참새시리즈를 이용하신다.
참새 10마리가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나가던 사냥꾼이 제일 앞에 있는 참새를 향해 총을 쐈다.
그러자 맨앞에 있는 참새는 매트리스처럼 총알을 피하며 그랬단다.
"총알!"
그러자 두번 째 참새가 '총알'하며 피했고 세번 째 참새가 '총알'하며 잘 피했다. 그런데 마지막 10번째 참새가 총에 맞았다.
왜 그랬을까.
아홉번 째 있던 참새가 발음이 새서 그랬단다. "콩알!"
그러자 열번 째 참새가 입을 쩍 벌렸다는....
언제적 참새시리즈인가.근데, 딸아이를 통해서 듣는 참새시리즈는 새로울 뿐 아니라 재밌다.
'놀이터여 안녕' 한지 3년차인 우리 딸아이한테 이런 활력소가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덩달아 엄마도 많이 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