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홀'의 시작은 식상했다. 코믹한 이미지의 김선아는 여전히 또 다른 삼순이로, 야망 가득한 멋진 왕자님엔 차승원이 신데렐라의 꿈을 이뤄줄 모양이니 특별할 것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었다. 분명 그랬다.
근데, 이 드라마가 볼수록 매력있다.
일단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예사롭다. 조국, 신미래, 민주화, 이정도, 유권자, 정부미, 고부실, 부정한….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이 어떤 캐릭터인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알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죽자고 웃기려고 해도 웃기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유머를 해도 절대 웃기지 않는 뭘 해도 다큐같은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김선아나 차승원처럼 작정하지 않은 한마디만 내뱉아도 바로 웃음이 되는 사람도 있다.
김선아란 배우에게 이런 코믹 이미지가 독일까, 이득일까..
2005년 삼순이로 그 이름 드높인 김선아다. 삼순이로 분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퉁퉁한 몸으로 그닥 입도 크게 벌리지 않으면서 혼잣말 비슷하게 하면서도 엉뚱한 그녀만의 매력이 있는 그녀다. 그런 그녀가 삼순이로 불린 살을 당최 빼지 못하는 듯 했다. 2008년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할 때만 해도 그녀의 몸은 여전했다. 아니, 비와 멋지게 춤을 출 때도 거대해진 몸이 그대로였다. 나잇살로 그렇지 않아도 붓는데 일부터 살을 찌웠으니 그 살이 절대로 떨어져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을테니 안빠질만도 하다 싶긴 했다. 그런 그녀가 다시 날렵한 몸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극한의 다이어트를 했길래...안스럽기도 하지만, 그녀는 너무 예뻐졌다.
'시티홀'에서 그녀는 10급 공무원으로 당최 개념 없는 삼순이와 비슷한 캐릭터다. 그 삼순이라면 여전히 통통한 몸을 유지하면서 먹을 것을 탐해야 할 것 같은데 그녀는 아주 슬림해졌다. '시티홀' 시작하기전에 다시 살을 찌우라는 제작진의 요구가 있었다는 기사를 보긴 했는데 전혀 살을 찌울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그녀가 삼순이어도 좋다. 갑상선의 이상으로 먹어도 먹어도 찌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냥 그런 슬림한 김선아를 보는게 좋다. 신미래한테는 더 퉁퉁한 모습의 미련함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뚱뚱해야 웃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편견이다. 그녀는 슬림해지고 얼굴에 각까지 살았지만, 여전히 웃기다. 여전히 혼잣말을 하는 듯 마는 듯 하면서 다시 삼순이를 보는 듯 그렇게 그녀가 살아났다. '밤이면 밤마다'의 어색한 신중함보다 그녀에겐 역시 코믹하면서도 개념없는 듯한 캐릭터가 그녀를 돋보이게 한다.
삼순이의 신데렐라 성공기라고 해야할 것 같은 '시티홀'엔 다행히 김선아만 있지 않다. 모델이었다는 걸 절대 의심할 수 없는 차승원의 간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할 뿐 아니라 그의 코믹연기 또한 일품이다. 야망이 가득한 똑똑한 젊은 남자인줄만 알았던 조국의 흐트러진 모습이라 더더욱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닌척 하면서 망가지니 웃지 않을 수 없다.
민주화 추상미의 도전은 눈여겨 볼 만하다. 분명 재수없고, 야망에 가득찬 속물덩어리의 아줌마인데 이 아줌마의 푼수연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그 아줌마가 맡은 캐릭터는 너무 과해 짜증나기 쉽상인데 오버스러움이 넘치지 않은 절제된 그녀가 만드는 민주화란 인물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 껏 이렇게 푼수끼 있으면서 살랑살랑한 연기를 하지 않았던 그녀이기에 더 새롭고 전혀 어색하지 않음이 그녀의 연기 내공이 장난이 아니란 걸 반증하는가 싶다.
민주화 뿐 아니라 고부실 시장도, 정부미(정수영)도, 정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정도((이형철)도 그 틀을 벗어나지 않은 절제와 자연스러움으로 '시티홀'의 시청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분명 새로울 것 없는 시작의 드라마였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절제된 자연스럼과 더불어 과하지 이야기의 전개가 더더욱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웃을 수 있어 좋다. 거기다 묘한 중독성을 가진 ost '그래 나를 믿자'를 듣는 재미도 솔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