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의 담임선생님은 연세랑 상관없이 상당히 많이 의욕적이고 아이들한테도 무서우면서도 재밌는 선생님이시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3학년이 시작되고 1학기가 반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닥 재밌는 선생님이라시기 보다는 말이 많이 거친 선생님이시다.
아이한테 선생님 말씀을 전해 들으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나도 입이 그렇게 고상하거나 부드럽지 못하지만, 선생님은 선생님이신데 참,,,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듯 싶어 반팔에 가디건을 입혀 보냈다. 더우면 벗으라는 말과 함께….
등교한 딸아이를 보고 담임선생님이 아이들 다 들으라고 그러셨단다.
"너는 지금 계절이 어떤지도 모르니? 어떻게 겨울 가디건을 입고 오니?"
딸아이는 너무 창피하다고 그 다음부터는 긴팔을 입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반팔에 가디건을 입고 가지는 않는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거 겨울 가디건 아니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리지…...이건 어디까지나 엄마의 변이다.
딸아이한테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툭툭 뱉으시는 건 아니다.
체육 시간에 C군이 체육복을 단정치 못하게 입은 모습을 본 선생님이 그러셨단다.
"얘, 넌 고아니? 옷이 그게 뭐니?"
A군이 준비물을 자주 깜빡 깜빡하자 이번엔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얘들아, A는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반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뭔 말씀인가 귀를 쫑긋했다.
"하느님이 A의 고추를 몸에 붙여 났기에 망정이니 떼어 났으면 맨날 학교에 가져오는 거 깜빡했을 것 아니니. 그러면 오줌도 못쌌을 꺼 아니니"
반 친구들은 깔깔 거리며 웃었지만 A군은 귀까지 벌겋게 됐음은 안봐도 아는 사실 아닌가.
북한의 자아비판도 아니고 아이들이 하나의 실수라도 하면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그 아이를 창피주신다. 그것도 이런 식의 예를 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론 직설적 화법으로 말씀하신다. 그래서 좋은 것도 있다. 그 중심에 서지 않기 위해 준비물을 여러 번 확인하고 챙기고 숙제도, 책도 열심히 챙기려고 노력한다. 확실히 군기(?)가 들어서 좋기는 한데 아이한테 엄마가 듣기에도 헉..하는 말을 전해 들으면 10살 밖에 안된 아이들한테 조금 순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는 없을까 불만이긴 하다.
반 오리엔테이션때 선생님께서 3학년은 자존심이 확립되는 나이고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 혼나는 걸 많이 창피해하고 싫어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 아이의 자존심을 위해서 반 아이들이 잘못할 때마다 따로 불러서 혼낼 수는 없다고, 그렇게 혼나기 싫으면 혼난 짓을 안하면 된다고 엄마들 앞에서도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씀하셨다. 아이들 앞에서 혼내면 아이가 자존심 상해할 걸 알지만, 그럼에도 시간관계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이니 뭐라 말씀을 드리기도 쉽지 않다.
우리 반 선생님만 그러시면 좋겠는데 그도 그렇지 않다. 다른 반인 B양이 하교했는데 다리가 아프다고 제대로 걷지를 못하더란다. 왜 그러냐는 엄마의 질문에 단체기합을 받았다는데….
그 반 선생님은 이번에 처음 부임하신 선생님이신데 그 젊은 선생님은 한 아이가 잘못하면 단체기합을 준다는 것이다.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모양이다.
또다른 반 선생님은 아이들이 맘에 들지 않으면 아주 쉽게 '그럼, 전학 가'라고 하신다. 그래서일까 그 반은 5월달까지 3명이나 전학을 갔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절대적인 존재아닌가. 그런데 짝으로 선택받지 못했다고 쓰레기라는 표현을 쓴다거나, 조금만 잘못하면 전학가라고 하는 건 분명 아니지 않나.
아이를 볼모로 학교에 맡긴 학부모는 그저 이렇게 속앓이를 할 뿐 대책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