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유산'은 엄마 아빠 없는 맑고 착한 은성(한효주)이 로또같은 할머니를 만나 유산을 상속받는다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주인공 은성은 신데렐라보다는 캔디에 가깝다. 갠적으로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의 캔디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 유형중의 하나다.
드라마속의 캔디는 우울한 가정환경에서도 꿋꿋한 언제나 용기를 잃지 않는데다 근명설실한 자세로 오너의 예쁨을 받고, 거기다 머리 굴리지 않는 착함과 예쁨으로 드라마속 모든 남자들의 호감을 받는다. 호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임자있는 남자의 시선까지도 받는다.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캔디가 얼마나 될까.
캔디로 살아도 왕자님과 잘된 확률은 현실에서 거의 제로에 가깝다. 아무리 근명성실하고 착하고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아도 현실적으로 캔디는 드라마처럼 살기 녹녹하지는 않다. 하지만, 드라마속의 캔디는 운도 좋은데다 왕자님도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귀하고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받는 것이다. 하느님은 그래도 공평해서 그런 근면성실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착한 그녀는 이성에겐 먹히지만, 동성에겐 절대 먹히지 않는 스타일이다.
모든 여성이 그녀처럼 근명성실하지도 못하고, 대충 남편 잘만나 편하게 살고자 하는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같은 인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아니, 근면성실하고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라고 해도 주위에 왕자가 없으면 그냥 캔디로 살 뿐 신데렐라가 되긴 어렵다.
은성에게도 호감있는 동성보다는 비호감의 동성이 주위에 더 많다. 정(한예원)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준세오빠(배수빈)과 결혼하려 하지만 은성을 좋아한다는 준세오빠 때문에 좌절했고, 또 한 사람 승미(문채원)도 멀지 않아 정과 같은 입장이 될 듯 하다.
승미와 정의 입장에선 은성은 완전 비호감일 수 밖에 없다. '왜 나는 안되고 은성이는 되냐'는 질문에 준세의 대답도 캔디라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은성의 생각이 좋아서…' 정(한예원)은 철이 많이 부족해서 그렇지 특별히 나쁜 사람은 아니다. 호화롭게 크다 보니 특별하게 다른 사람을 배려 해야할 줄 모르는 것이고, 특별히 근면 성실해야하는 것도 못 누꼈으니 그녀의 환경에 적절하게 맞게 잘 자란 인물이다. 근데, 어느 날 갑자기 은성이 나타나 된장녀의 생활을 마감하고, 그것도 모잘라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의 마음까지 빼앗겼는데 은성이 미운건 당연하지 않나.
엄마의 악행에 어쩔 수 없이 동조하게 된 승미(문채원)도 해바라기처럼 바라봤던 환(이승기)의 마음이 은성에게로 향했다는 걸 알아버렸다. 앞으로 그녀의 변신은 당연해졌다.
은성이 의도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캔디란 캐릭터가 그렇다.
캔디를 바로 옆에 둔 거기다 이제 껏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던 환(이승기)가 은성(한효주)를 좋아한다는 말을 엿들은 승미(문채원)는 이제 은성을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은성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녀로 인해 마음을 다친 정과 승미가 있고 그들에겐 엄마도 있다. 이제 은성에겐 더 많은 적이 생겼다.
잠깐 로또 할머니가 '피가 물보다 진하다' 모드로 바뀌는 듯해 같이 은성이 불쌍해지기도 했으나 은성의 고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지만, 은성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엄마, 아빠도 없고, 거기다 아픈 동생도 잃어 버렸고 동생을 찾기 위해 그녀는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인데 열심히 사는 모습을 예쁘게 본 남자들이 호감을 갖는 것 뿐인데…말이다.
'너 캔디냐?" 는 환의 질문에 은성이 그랬다.
"엄마, 아빠도 없고 동생은 잃어 버렸고...그럼 맨날 울고 다녀요? 울고 다니면 그럴 것 아니에요. 엄마, 아빠도 없고 동생도 잃어 버려서 그렇다고...어쩌라구요"
그녀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우울한 가정 환경에 맞춰 어둡게 다닌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용을 쓰고 사는 것이니 그녀도 캔디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드라마속의 캔디는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를 만든다. 그로 인한 갈등이 있어야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 수 있겠지만 캔디를 미워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된다.
갈수록 재미를 더하는 '찬란한 유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각관계로 더더욱 흥미진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