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아이를 포기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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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지인 A의 아들 B도 딸아이와 같은 3학년이다. B군은 상당히 밝고 맑은데다 장난꾸러기다. 장난 때문에, 분위기 파악 못하고 아이처럼 하는 돌출 행동 덕분에 A도 마음 고생이 많았다. 근데, 3학년이 되고 마음 고생은 더욱 심해졌다. 담임선생님의 B군에 대한 지도가 여러 가지로 선생님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고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병원을 찾은 A는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때가 4교시가 끝난 점심시간쯤이었다.
"선생님"
"네, B 어머님이시죠?"
"네"
"B군이 C양을 때렸어요. 지금 데려가시죠"

C양과 D군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B가 거들다가 C양을 한대 치게 된 모양이다. 근데 아이를 데려가라고?

아이를 맡긴 죄인이라고 B군의 엄마 A는 아이를 데릴러 부랴부랴 학교에 갔다. 그렇게 아이를 데려왔는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건 아니다 싶더란다. 아이들끼리 치고 받고 할 수도 있는 문제는 학교에서 교실에서 늘상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선생님이 너무 예민하신 것 아닌가 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지났다.

MS Power Point ClipArt


그리고 얼마 뒤 B군이 학교에서 돌아온 후 대성통곡을 하더란다.
가슴이 철렁한 A는 B를 달래 자처지종을 들었는데 B가 하지 않은 걸 반 아이들이 모두 했다고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고 담임선생님은 B의 말은 듣지도 않고 혼을 냈단다. B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담임선생님은 토다는 거 싫어한다고 하시면서 더 이상 말을 못하게 하셨다.
"엄마, 정말 내가 안그랬어. 나 아니라구. 근데, 아무도 날 안 믿어줘"

선생님이 B군을 지적하고 말도 들어주지 않는데 반 친구들은 어떻겠나. 아이들도 눈치가 빤해서 잘 안다.저 친구는 혼나도 되는 친구로 생각한다.

A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늦은 저녁에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어머니, 저는 B같은 아이는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많이 애써봤는데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포기했다는 당당한 선생님께 우리 아이가 억울해 한다는 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벽창호랑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해 죄송해 하면서 아들의 변호를 하고자 했던 A는 절망하고 끊었다.

B군이 잘못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나도 한때 아이들을 가르쳐 봤지만 보통 노동력을 요하는 직업이 아니란 걸 알기에 함부로 선생님들의 노고가 하찮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아이들이 얼마나 제각각인데 그 아이들을 통제하며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고 통제하기 위해 소를 위해 대를 희생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담임선생님도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싶기도 하지만, 분명 이건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지도하는 선생님이 다를 아이를 때렸다고 수업도 끝나지 않았는데 아이의 엄마를 호출해 데려가게 하고, 그것도 모잘라 아이를 포기했다는 말을 할 수 있다니 분명 잘못됐다.

같은 3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선생님으로써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 것 아닐까.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B가 다듬어지길 기다리시면 안될까.

1학년 때 딸아이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예민하다, 승부욕이 강하다, 자기 표현이 강하다는 1학년, 2학년, 3학년을 거치면서 아주 많이 다듬어 졌다. 물론, 지금이라고 완전하지 않다. 39년을 살고도 완벽하지 않은데 10년밖에 살지 않은 아이가 완벽하겠나. 하지만, 아이는 아주 조금씩 달라졌다. 엄마한테 혼난다고, 선생님께 지적 받는다고 어느 순간 확 바뀐 것이 아니라 딸아이 스스로 학교 생활을 하면서 많이 부딪치고 그 만큼 성숙해졌다고나 할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스스로 터득하고 조금씩 자신을 고쳐나간다. 엄마가, 선생님이 아무리 지적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것들이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부딪치고 아파봐야 더 빨리 고친다.

아이한테 얼마나 상처가 될까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은 B군 담임 선생님이다. 물론, 이렇게 분개만 할 뿐 학교에 아이를 볼모로 맡긴 힘없는 학부모이기에 A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학만 기다리고 있다.

이 땅에 선생님들이 모두 B군의 선생님 같지는 않다고 믿는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교육자도 분명 많다. 하지만, 그런 분들보다는 이렇게 자질 부족한 선생님이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이를 학교에 맡겼다는 이유로 죄인 아닌 죄인인 학부모가 대부분인데 어쩌다 선생님을 폭행하는 막가는 학부모가 뉴스에 나오면 그런 학부모가 대세인 것 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닌가.

B군은 이제 더 이상 맑고 밝지 않다. 예전보다 웃는 횟수도 줄었고 틱장애까지 보이고 있다. 방학 때 심리치료라도 받아야겠다는 A의 말에 그것 밖에 할 수 없을까...
이렇게 속앓이만 하면서 나머지 2학기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그러면 B군의 마음엔 얼마나 상처가 더 생길지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학부모로서 많이 안타깝고 속상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