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태삼' 포장은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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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포장만 화려한 과자를 먹는 듯한 느낌이다. 내용물은 실제 그냥 그런, 부실하기 짝이 없는데 포장이 하도 그럴싸 하다보니 그냥 엉겁결에 대단한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다.
'태양을 삼켜라'가 그렇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재미에,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지 않아도 바다 속을 들여다 보고, 그에 앞서 첫회 특별 출현진의 열연과 더불어 정우가 태어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주 많이 흥미로웠고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성은 정우란 캐릭터에 많이 약해 뵌다. 그가 몸이 좋고, 잘생겼거나 하는 외모적인 것과 상관없이 그냥 흐리멍텅하다.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은 이동철을 연기했을 땐 그랬었다. 제2의 최민수도 아니고 왜 입을 제대로 벌리지 않고 웅얼웅얼하는 것인지, 배우들은 필히 발음 연습을 해야한다고 안되면 자막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흥분하곤 했다. 도대체 동철이가 뭐래는 거야? 거기다 음료수 캔 하나도 후까시(?) 제대로 넣어 따 마시는 그를 보면서 CF찍나..싶기도 했더랬다. 뿐인가, 그의 평탄하지 못했던 인생으로 마카오에서 막노동하며 지냈던 시절, 국회장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올곧은 양아치에 불과했다. 양아치 때는 지저분한 헤어스타일과 런닝 차림으로 불끈불끈한 근육을 자랑해야 하는 것인지, 장작을 패야하는 것도 아니고 저런 옷차림이 꼭 필요한가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송승헌의 안티까지는 아니었어데 연기는 잘하는지 모르겠다 했다. 근데, '태양을 삼켜라'의 비슷한 캐릭터 지성을 보면서 송승헌의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정우는 동철보다 더 불우하다. 태어나자 마자 버림받았고 고아원에서 자랐다. 동철에게 가족이라는 것이 가장 큰 힘이었고, 그 힘으로 인해 국회장을 붙들고, 그러면서도 올곧게 살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다면 정우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아빠, 엄마도 모른다. 그 어떤 뿌리도 없이 그저 고아원에서 같이 자란 형제같은 친구들이 다다. 무엇을 위해 옳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 정우의 인생에 찾아온 장만호(전광렬)는 국회장과 비슷한 과다. 국회장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목숨까지 걸었던 동철과 장만호의 신임을 얻기 위해 태혁의 살인죄까지 뒤집어 쓰는 정우는 비슷하다. 하지만, 누가 더 멋진 양아치 같냔데...지성은 많이 약하다.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다. 카고 바지에 런닝 차림에 더벅머리를 고집하고 이 안보이고 말하는 것까지 같은데 그는 부족해 보인다. 그저 핥으라면 핥고 기라면 기어야 할 것 같은 꼬봉보다는 낫지만 터프해 보이지도 카리스마 철철 넘치지도 않아 보인다. 거기다 그리 똑똑해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곧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눈앞의 기회를 잡아 어떻게든 일어서 보겠단 굳은 의지만 있어 뵐 뿐이다. 성유리의 특출나지 못한 연기와 수현이란 캐릭터의 모호함까지 더해진데다 반항기 없어 보이지만 일편단심도 없어 뵈는 장태혁(이완)의 수현에 대한 마음은 뭔가 싶다. '태양을 삼켜라'가 트랜드 드라마라고 하기엔 넘 거대하지 않나..

태양을 삼켜라-뉴스엔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이도 있다. '에덴의 동쪽'에선 국회장의 연기가 착 감겼는데 '태양을 삼켜라'의 장만호도 장난 아니다. 그의 카리스마에 주변 사람들이 몽땅 흐릿해지는 느낌이랄까.
그의 눈빛과 그의 조용조용하면서도 파괴력있는 단호함이 범상하지 않아 보일 뿐 아니라, 그의 재력이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란 걸 증명하는 듯 하다. 그의 냉정함에 비해 과거의 흔적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에 자식에 대한 사랑을 폭력으로 표시하는 괴팍함까지 소름끼칠 정도다.

지성도, 성유리도, 장태혁도 뛰어나지 못한 대사처리와 연기로 일관하는 가운데 전광렬은 튈 수 밖에 없다.

출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우가 알고 앞으로 어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게 될지, 그가 어찌 변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지성이 많이 약하다.

그런가 하면 스토리도 그닥 착 달라붙지 않는다. 너무 화려함에 치중하느라 실제 이야기에,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화려함을 쫓느라 그들의 세세함을 놓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야기를 너무 크게 넓은 지역에 분포시켜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이는 단계라서 그런가 그 부실함이 확 표가 난다. 드라마에 제대로된 설명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 끌리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태양을 삼켜라'는 크고 화려한 만큼 볼거리는 많지만, 아직은 그것이 다인 듯하다. 좀 더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나야 시청자를 삼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