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10억' 서바이벌 게임쇼의 무거운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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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10억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을 그것도 한국이 아닌 호주에서 한다면 나도 신청했을 것 같다. 게임을 잘 하지도 그렇다고 승부욕이 특출나지도 않지만 일단 신청은 했을 것이다. 그렇게 신청했는데 로또처럼 참가인원에 포함이 된다면 어떨까.
분명 그들도 그랬을 것이다. 증권가에서 근무하는 잘난 남자, 별별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해병대를 전역한 남자, 백수로 식탐만 많은 남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여자, 호스티스, 고시준비하는 여자, 수영강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기도 힘들었을 것 같은 조합의 사람들이다. 처음엔 승부욕에 불탔던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이것이 장난이 아닌 실제라는 것에서 그들은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호주라고 하는데 캥거루가 뛰어다니는 것 빼고는 어딘지 구분이 잘 안되는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화면에서 그들은 열심히 뛰고 열심히 뒹굴고 살기 위해 몸무림친다.
열심히 도망가는데 독안에 든 쥐같은 느낌은 어떨까.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미로 속일때 그런 절박함이 그들을 점점 광기로 몬다.

10억 서바이벌 참가자들- 네이버

'10억'은 예고편이 다인 영화가 아닐까 했다. 예고편이 본지가 꽤 됐는데 영화는 상영을 안하고 예고편만 반복해서 봤다. 영화프로그램에서도 벌써부터 뵈준 '10억'인데 나도 모르게 개봉했나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고편보다 썩 괜찮았다.

사막, 바다, 밀림까지 다양한 장소의 이동으로 볼거리도 그렇지만 그들이 왜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왜 장PD는 저런 광기를 부리는지에 대해 궁금해할 여유는 없고 반전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정해진 사실은 그 날 그날 한 사람씩 죽어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마지막에 남은 한 사람이 10억을 받는다는 것인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하루하루가 그들에겐 생존을 위한 하루이고 그들의 하루를 이해하면 그들이 왜 저런 광기를 부릴 수 밖에 없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살기 위해 서로를 죽일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다.

장PD역의 박희순 - 네이버

서바이벌 첫째 날만 해도 그들은 아주 양호했다 - 네이버

그런 사람들의 심리가 제대로 살아있는 것도 있는 것이지만 장PD역의 박희순은 놀라운 광기로 스크린을 점령했다. 그의 느릿하면서도 저음의 목소리가 들리면 같이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라도 해야할 것 같은 공포감이 들 뿐 아니라 섬찍하기까지 하다. 그의 광기와 더불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의 절박함이 흥미롭다.

그들이 살기 위한 몸부림, 사람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충실한 영화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하고 살지 모르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기에 뭐라 함부로 입 놀릴 수 없는 그런 무거움도 있다.

특히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반전은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냐 싶은 메시지까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