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여탕에서 만난 적반하장 젊은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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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더운 여름  하루에도 샤워를 3~4번씩 하다 보니 피부도 거칠하고 여름이 가기 전에 때도 한번 베껴보겠다고 딸아이와 집을 나섰다. 목욕탕을 가는 길을 더위로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우리 모녀는 목욕탕에서 행복을 찾았다. 여름이라 한가한 목욕탕에는 아주머니 4~5분 정도만 있을 뿐 아주 한가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탕속의 물은 그리 깨끗하지 않았지만 한가한 목욕탕에서 딸아이는 냉탕에서 수경까지 끼고 신났고 이열치열 온탕도 꽤 괜찮았다.

4000원의 목욕비를 지불했으니 동네 수영장 비용과 맞먹는 비용인데 수영복 입고 피서하느냐, 벗고 피서하느냔데 나름 괜찮은 피서다. 적반하장 아줌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뭔일인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목욕탕 한쪽에서 젊은 아줌마가 거의 괴성을 질렀다. 얼마나 흥분하고 소리를 질러대는지 목욕탕에선 작게 말해도 울리는데 그 아줌마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댄 듯 불쾌감을 느낄만큼 시끄러웠다. 평화로웠던 목욕탕은 순식간에 시장바닥이 되버렸다.
얼마나 하이톤으로 소리소리 질러대는지 처음엔 알아 듣지 못했는데 흥분한 아줌마가 어찌나 반복해서 말하는지 여러 번 듣다 보니 뭔일 때문에 저렇게 흥분했는지 알았다.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한테 그 젊은 아줌마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는데 버릇없고 있고를 떠나 도대체 저 나이 든 아주머니가 뭔 잘못을 했길래 저렇게까지 저래야 할까 싶었다.

제대로 알아 들은 말을 조합하면 이렇다.
"아주머니가 뭔데 샤워를 하고 들어가는지 안들어가는지 따지는데요? 내가 샤워 안한거 봤어요? 봤냐구요?"
초등학교 1학년이 됐을까 싶은 아이와 함께 온 그 문제의 아줌마는 아이가 샤워 안하고 들어간 것에 대해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의 지적을 받은 모양이었다. 분명 온탕이든 냉탕이든 팻말이 붙어있다. '샤워하고 들어가시오' 이렇게 말이다.
근데, 나이 든 아주머니도 아니고 초등학교 1학년 정도되는 아이의 엄마가 그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젊은 엄마가 아이를 샤워도 안시키고 탕안에 들여보냈으면서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큰소리 치며 목욕탕의 평화를 깨는지 이해할 수 없음이었다.
그 아줌마가 지렁이한테 소금뿌린 것처럼 어찌나 팔짝팔짝 뛰는지 목욕탕에 몇 안되는 아주머니들중 그 어느 누구도 나이 든 아주머니 편을 들지 못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결국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는 변변하게 한마디 못하시고 묵묵히 목욕하는데 집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젊음 엄마는 여전히 푸파푸파되고 있었고 꽤 오랜시간 푸파 거린 다음에야 진정이 됐다.

아이까지 데리고 온 엄마가 아이한테 모범이 되어야 할 엄마가 저런 식으로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한테 괴성을 질러대며 난리치는 걸 보며 딸아이는 뭘 배울까.

저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목욕탕의 그 누구도 거들지 못했지만 아무것도 입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으로 그 젊은 엄마의 행태는 정말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