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아가씨를 부탁해' 시청자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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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드디어 뚜껑이 열렸다. 뚜껑 열리고 같이 뚜껑 열릴 뻔했다. 이거 '꽃보다 남자'같은 류의 드라마가 될 것인가. 만화도 아닌 그렇다고 드라마도 아닌 어정쩡한 트랜디 드라마같은 냄새가 심하게 풍겼기 때문이다. 집사에, 제대로 메이드복을 갖춰 입은 여자들이 쭉 늘어서 있고 대통령 행차보다 더한 시큐리티들의 번잡함까지 더해져 이 보다 더 화려할 수 없다다.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드라마에 인간 냄새나는 우리내와 같은 삶의 생활인 윤상현의 등장은 신분상승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남자 신데렐라 내지는 남자 캔디를 보는 듯 하다. 그런 불쾌한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아가씨를 부탁해'는 30분 정도 지나자 안정 궤도를 찾았고 꽤 흡입력도 있어 뵌다.

죽기전에 저렇게 한번만 살아봤으면, 도대체 뭔 복이 있어도 누구는 평생 하루를 48시간처럼 일하고 살아도 넓은 집은 꿈도 못꾸고 소시민으로 생활에 찌들어 살 수 밖에 없는데 저렇게 드라마라고 해도 촬영하면서 재밌겠다 싶을 정도로 윤은혜는 공주보다 더한 대접을 받는 재벌가의 손녀다. 성질까지 더럽고 사과하느니 죽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못된 송아지같은 타입이다. '커피 프린스'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만난 그녀는 아주 많이 날씬해졌을 뿐 아니라 여성스러워졌다. 중성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듯 머리도 많이 길렀는데 갠적으로 스타일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녀가 입고 입고 걸치는 옷들이 얼마나 고가의 옷인지는 모르겠지만 취향이 달라서인지 '예쁘다'까지는 아니다. 어찌되었건 그녀의 철부지 연기는 그녀가 저렴한 연기를 해도 묻어 가는 듯 싶다. 특별히 연기를 잘하지 않아도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대한 싸가지 없게 보여주면 되니깐 말이다. 어찌나 그녀 밑에 아무도 없게 키웠는지 그녀는 그녀 위에도 그녀 밑에도 아무도 없다는 주의의 캐릭터다.

아가씨를 부탁해- OSEN

그런 그녀에 젊은 정일우까지 합세해 그림이 아주 좋다. 좋은 그림에 30대의 윤상현이 힘들어 보일 정도다. 젊은 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 젊은 기는 많이 받겠지만 그렇게 좋아 보이는 그림은 아니다. 젊은 것들은 돈이 많다 못해 넘쳐서 사람 귀한 줄 모르고 제멋대로 사는데 그들보다 10살이 넘게 많은 윤상현은 사채빚에 시달리는 생활인으로 그 나이에 아직 직업도 변변히 못잡고 대리 운전같은 알바로 빛을 갚아보겠다는 찌질남이다. 그렇지만 찌질남이라고 보이기엔 '내조의 여왕'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해 여전히 백마탄 왕자같아 보이기도 하고 여전히 어딘가에 꿍쳐 놓은 돈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막강한 후견인이 나올 것 같기도 한 그다. 하지만, 그는 필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막 사는 인생이고 그를 아닌척 해바라기 하는 여의주의 보살핌을 받고 그닥 편하지 못하다. 그런 그가 철부지에 막되 먹은 강혜나의 수행집사로 취직한다. 그러면서 막되 먹은 공주님과 알콩 달콩한 사건에 예기치 못한 선보려 했다던 남자 이태우(정일우)의 등장으로 그닥 순탄치는 않아 보이나 두 젊고 돈 많은 그들에 비해 내세울 것 없는 서동찬은 많이 작아 보인다.


만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저택, 그리고 넘쳐나는 스텝들(?), 백화점을 능가하는 그녀의 드레스룸안의 액세서리, 옷, 가방같은 것들은 보고만 있어도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너무 삐까뻔쩍해 위화감도 지나쳤다. 누릴 수는 없어도 그녀의 삶을 엿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하기엔 너무 먼 그녀인 듯 싶다. 그녀의 화려함과 나쁘진 않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아니 배려라는 걸 배우지 못한 혜나의 거칠음이 서동찬과 이태우속에 어떻게 어우러지게 될지, 여의주(문채원)은 어떤 모습으로 밝고 맑음을 보여줄지 '아가씨를 부탁해'에게 재밌게 건강하게 만들어달라고 시청자도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