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공부 잘하려면 '양치기'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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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지인의 아들은 A는 고3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냥 공부 잘하는 아이, 똑똑한 아이였다. 그리고 중학교에 가서도 그냥 잘하지만 그렇게 아주 잘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그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고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은 대학교에만 있는 줄 알았던 내게 고등학교 1년 장학금은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공부 잘하지, 착실하지 거기다 성격좋지...저런 아들 키우면 말 그대로 안먹어도 배부르겠다 싶었다. 장학금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기도 했고 담임선생님(서울대 수교과출신)의 영향으로 적성은 문과였던 A는 이과로 진로를 정했고 학교와 과까지 목표를 정했다. 일단, 목표를 정하자 아이는 지금까지보다 더  성실하게 하루 정해 놓은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열공했다. 그러더니 고3이 되면서 전교 1등까지 성적을 올렸다.
잠 잘 것 다 자고, 놀 것 다 놀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없다는 것을  A를 보고 알았다. 공부의 신이라는 것이 별 것 없다. 옆에서 본 A는 그렇다.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이란 문제집을 다 푸는 듯 방학 때 푼 수학 문제집만 4권이 넘는다. A의 엄마는 인터넷 서점의 플래티늄 회원(한달에 30만원 이상 구매해야 플래티늄 회원이 될 수 있다)이 됐다며 문제집 구입하는 돈이 만만치 않다며 행복한 하소연을 했다. 문제집을 사 놓고도 멀쩡하게 새것으로 박물관에 보존해야 할 것 같이 책꽂이 진열품으로 놔두는 아이들이 많은데 A는 문제집을 사주고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푼다. 그렇게 문제집을 풀고 또 풀고…밥 먹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했던 필자와 달리 공부 잘하는 아이는 달라도 뭐가 다르다. 독서실에서 집까지 걸어서 1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집에 와서 밥먹고 다시 독서실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A는 채 1시간이 넘지 않는다. 1시간 동안 오고 가고 밥먹는 것까지 해결하며 시간을 아낀다. 어쩌다 외식을 하게 되면 음식을 주문하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합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뿐이 아니다. A는 어렸을 때 장난하다 눈을 다친 이후로 정기적으로 종합병원 안과에 다닌다. 동공을 크게 하는 안약을 넣으면 그냥 눈뜨고 있기도 초점이 안 맞고 어질어질한데 그 상황에서도 A는 문제집을 푼다.

MS Power Point ClipArt

그런 A를 보며 A의 엄마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공부 머리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에 쏟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이제 그 말을 믿는다. A는 누가 보기에도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고 원하는 학교 원하는 과에 들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어서 빨리 하고 싶다며 고3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신이라고 따로 없다. A는 스스로도 양치기(문제집 양으로 승부하는 걸 그렇게 칭한단다)라고 하는데 그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보면 물론, 머리도 어느 정도 있어야겠지만 그의 노력은 하고 싶어도 아무나 따라할 수 없어 보일 만큼 대단하다.
그렇다고 A가 대단한 과외를 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종합학원 한번 다니지 않았고 영어, 수학만 단과학원에 다닌게 다다. 필요하면 잠깐 종합학원의 국어를 두어달 수강하기도 했고, 화학, 물리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잠깐 잠깐 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주로 혼자 공부했고 A는 학교의 심화학습, 방학특강 같은 것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전교 30등까지 들어갈 수 있는 심화학습을 그만 둘 때는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말렸단다.
'혼자 공부하겠다는 아이는 꼭 성적이 떨어지더라'는 말로 선생님들이 만류했지만, A는 고집대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원했고 결국 원하는 대로 성적을 올렸다.

A 보다 더한 공신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봐온 A는 공신이라기 보다는 A 말마따나 양치기에 가깝고 말 그대로 저렇게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습관이 된 아이의 공부법은 충분히 배울만 하다는 것이다.

공부가 다는 아니지만, 공부를 잘하면 그 만큼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인생에 좀 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을까 싶다. 그저 저렇게만 딸아이가 자라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