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애자' 차별한된 짠한 감동으로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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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받아본 것이 얼마만인가. 결혼하기전 시사회를 돌아다닐 수 있을 땐 그래도 간간히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들을 무대인사란 명목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 밤늦게 하는 시사회를 찾는다는 것이 힘든 일이 되었다. '애자'를 보러 불광동의 C극장을 찾았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 기본으로 화장실 한번 들려주고 손 닦는 의식(?)을 치르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급하게 서두르는 것이다. 최강희랑 김영애선생님이 무대인사를 하러 왔다고 직원들도 바쁘게 왔다 갔다하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자리에 있지 않고 앞자리에 거의 모였다.
"애자의 주인공 최강희씨 김영애선생님 모시겠습니다"
사회자의 아주 간단한 소개에 이어 최강희, 김영애선생님, 그리고 연출자가 입장했다. 맨 앞자리에 앉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명이 들어와 있지 않아 그분들의 얼굴을 자세하게 보는 것까지는 힘들었다. 목소리로 저 분이 김영애선생님이고, 최강희구나 했다. 연출자도, 김영애선생님도, 최강희도 불광동, 구기동 이 동네 사람이라는 걸 강조하며 동네 사람들끼리 입소문 부탁한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왼쪽부터 사회자, 그리고 연출자, 김영애선생님,최강희의 무대인사

주인공들의 인사를 받고 시작한 영화 '애자'는 평론가들이 평과 같았다. 최강희는 애자역으로 점점 묻어가는 듯 그렇게 튀지 않고 애자가 최강희고 최강희가 애자가 되어 철없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누구보다도 엄마를 생각하는 웬수 딸로, 억척스러울 수 밖에 없는 엄마 최영희를 김영애 선생님도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카랑카랑하게 맛갈스럽게 잘 연기했다.
그들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그냥 그렇고 그런 최루탄 영화가 아니었을까 살짝 의심이 들만큼 시놉시스는 그랬는데 엄마와 딸의 평범한 듯 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가정사가 많이 알차다. 그렇기에 그들의 연기에 녹아 내가 철부지 딸인 듯 그렇게 그들의 눈물에 같이 울고 그들의 고통에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 닮은 엄마와 딸인데 도대체 저들이 왜 저렇게까지 시끄럽게 왁왁거리고 싸우기만 할까란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이 '애자'는 아주 친절한 설명을 이어간다. 그 이야기의 흐름이 물 흐르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들 모녀간의 골이 왜 깊어 졌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도 관객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에게 몰입할 수 있고 그렇기에 더 많이 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가정사가 아니더라도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희생, 사랑...같은 설명하기 힘든 짠함이 '애자'엔 아주 잘 녹아있다. 강함은 비슷하나 '마더'의 김혜자선생님과는 사뭇 다르고 아들과 딸의 차이점도 있겠지만, 많았던 엄마와 딸의 이야기중에서도 차별화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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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극장이라는 곳이 마음대로 대놓고 펑펑 울 수 없는 공간이라는 것이 나쁘다. 어두컴컴하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극장에서 영화가 끝나고 환해졌을 때 검은 눈물 자국이 남아 있을까 싶은 걱정에 눈물 찍어 내며 꺼이꺼이 하며 울지도 못하고 코도 제대로 못 풀고 참아내며 얼마나 울어 댔는지 영화가 끝나고 눈을 시뻘겋고 주당의 코가 되어 참,,,난감했다. 다들 훌쩍훌쩍 했으니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 토끼눈이 됐다.

이해할 수 있지만, 이해하려 하지 않는 딸, 엄마라는 이유로 이해를 바라지도 않고 기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는 탯줄로 이어진 그들이 엄마와 딸이다.

엄마랑 같이 가 봤더라면 더 많이 눈물을 참아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 가슴 짠한 '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