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실족이 뭐야?" 묻는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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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엄마, 물밑작업이 뭐야?"
초등학교 3년생의 질문이다. 딸아이와 TV를 보게 되면 옆에 국어사전을 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질문이 많다. 가장 많은 질문이 어휘다. 기본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가 흐름은 이해를 하는데 단어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밑작업...이것도 그렇다. 중요한 건 그 의미를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자로 재듯 사전처럼 말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 말해주기는 하지만 제대로 이해는 할까 싶긴 하다. (물밑 작업 :  어떤 일을 은밀한 상태에서 일을 함)
책을 많이 읽으면 좀 어휘력이 향상이 될까 싶어 다독을 권하지만 그닥 엄마가 바라는 것 만큼 어휘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적인 문장을 보고 문맥을 살펴 그 뜻이 어떨 것이다 짐작하는 것이 아직은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딸아이는 초등 3년생이다.

짱구는 못말려 - 뉴수엔


어제 대학가 근처의 커피 전문점에서 지인과 함께 했다. 바로 옆 테이블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3명이 각각 노트북을 붙들고 과제를 하는 듯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그러더니 과제는 끝났는지 그 중 한 학생이 기사를 읽는 듯 했다.
"00가 실족사했다." 라고 읽더니 자신의 친구들을 향해 묻는 것이다.
"실족이 뭐야?"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분명 지성인이라는 대학을 다니는 학생으로 보이는 저들의 입에서 어떻게 '실족'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싶었다.
"발이 미끄러진거 아냐?"
"그럼 많이 다쳤겠네?"
친구들도 다 똑같다. 그래도 '실족'이란 뜻을 알고 있으니 더 낫다고 해야 할까. 그러더니 여학생 3명은 수업에 늦는다면 서둘러 짐을 챙겨 나갔다.

'실족사'
중요한건 00란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실족사'라고 분명하게 기사를 읽어 놓고 어떻게 '많이 다쳤데'란 말을 할 수 있으며 '실족'이란 단어의 뜻을 모를 수가 있는지 그저 황당했음이다.
가서 실족사라고 강조해서 말해주고 싶었다. '발을 헛디쳐 떨어져 죽는 일'이라는 사전적인 의미까지는 모르더라도 死 (죽을 사)라는 건 상식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그날 저녁 '짱구는 못말려'의 작가 우스이요시토가 실족사했다는 뉴스를 봤다. 오후에 만났던 여학생들이 떠올랐고 그들이 제발 뉴스를 보고 '실족사'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았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