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미실을 위한 드라마 '선덕여왕'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갈등 구조가 되려면 팽팽해야 보는 재미도 있고 긴장감도 있기 마련인데 미실은 점점 기세 등등하고 보통이 넘는 머리 회전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꾀뚫으는 재주까지 겸비해 거의 유아독존이다. 그런 그녀에게 반기를 들고 쌍생 덕만이 공주의 자리를 찾으려고 할 때만 해도 이제 좀 볼만하겠다 싶었다. 미실의 완벽한 독주에 조금 멀미가 나려고 했는데 미실도 적당한 적수가 있어야 좀 더 극의 재미가 더하지 않겠나 했다. 그래서 덕만 공주의 자리찾기를 흥미롭게 봤을 뿐 아니라 첨성대를 짓는다고 의욕적으로 나라 일을 하겠다는 그녀가 미실과 견주어 꽤 큰 존재감으로 자리매김하나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험한 여정을 이겨낸 덕만공주는 천명공주와 다르지 않다. 그저 말을 또박똑박 힘주어 하는 것 외에는 그녀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남다를지는 모르나 위기를 대처하는 능력이 미실에 견주어 비교할 수 없다. 분명 공주자리를 찾을때만해도 그녀는 비담을 속이고 유신랑을 속이며 미실을 능가하는 머리회전으로 미실을 능가할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의 그녀는 멀리 뛰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숨고르는 사이 미실의 진가는 확실하고 그녀의 존재감에 '선덕여왕'은 없는 듯 하다.

선덕여왕 - 이슈프리즘 깜뉴스

모두에게 존재감을 주지는 못하는 듯 하다. 덕만공주는 이번 주 치맛자락 휘두르며 열심히 다니긴 했지만 그녀가 한 일은 없다. 그저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다'라고 한 것 외에는 특별히 그녀의 머리회전을 보긴 힘들었다. 풍월주를 뽑는 비재에서 유신랑의 존재감을 드높이기 위함이었는지 유신랑은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칠숙공의 공격을 막아내며 그는 화랑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다이하드 유신랑의 모습까지 보여줬고 그가 풍월주가 되는데 어느 누구도 반기를 들 수 없도록 했다. 확실한 풍월주 유신랑이었다. 그 유신랑을 풍월주로 만들기위해 승부조작한 비담이 오히려 우스워졌다.

그 상황에서도 덕만공주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그저 유신랑에겐 승부조작을 하면 안된다는 말만 똑부러지게 했을 뿐 그녀는 그냥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아무것도 그녀가 한 것은 없다. 하지만, 미실은 다르다. 자신의 아들 보종을 풍월주로 만들려고 하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니편 내편 가리지 않고 화랑으로 뭉칠 수 있도록 한 마지막 비재에서 유신랑은 풍월주가 되는데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만큼 확실하게 얻은 승리였으나 호락호락하게 유신랑이 풍월주가 되지 못하도록 계략을 세우고 그렇게 실행하는데 역시 미실이다 했다. 1안이 안되면 2안, 2안이 안되면 3안…뭐, 이런식으로 머리를 팽글팽글 굴리는 것에 비해 덕만공주는 너무 아무 생각 없다. 보종을 풍월주로 못 만들 봐엔 유신랑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안되면 보종을 내세우겠다는 그녀의 계획은 철저했다. 유신랑을 벼랑 끝으로 몰았고 결국 유신랑은 가야 유민들 중 그 어떤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미실의 사람이 되고자 자처했다.
그러는 가운데 평범한 여인의 삶을 포기하고 공주가 되어 왕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지니고 궁에 들어온 덕만공주는 너무 여린 모습으로 유신랑을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운다.
연모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그를 보낼 수 없다며 신라의 왕이 되겠다던 그녀의 모습은 없다. 그저 언제나 그녀 옆에서 해바라기 할 것이라 생각했을까.

어찌되었건 그녀의 존재감이 현찮아진 만큼 미실의 능력은 더 빛났다. 승부 조작으로 쫓겨난 비담을 향해 날린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비담을 굳게 했다.

무예를 믿어 오만했고, 방자했으며 사욕과 과시를 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으냐.. 나를 봐달라고 보채는 그런 마음 아니었냐고 냉정한 듯 하면서도 비웃는 듯한 그녀의 웃음에서 한마디 한마디는 비담을 얼리기에 충분했다. 정확하게 사람을 볼 수 내공까지 겸비했는데 덕만공주는 내공도 부족하다. 비담의 변화를 전혀 눈치 못채고 있으니 보는 시청자는 답답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