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아들 C의 이야기다. 지금 C는 딸아이와 같은 3학년이다. 그 아이가 2학년때 왕따를 당했다. 학기초에 한 명으로 시작된 것이 점점 퍼지기 시작하더니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C가 묘하게 동떨어지게 되었고 그 상처가 학기 내내 계속 됐다.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어떻게든 아이가 잘 지내게 하려고 C의 엄마는 눈물지으며 열심히 쫓아 다녔더랬다. 그래서 1학기가 끝날 쯤 가장 심하게 따돌렸던 아이를 C가 힘으로 제압한 이후로 조금 덜 해졌나 싶었고 2학기엔 조금 나아졌나 했다. 아이가 더 이상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하지 않으니 더 이상 묻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묻어갔다.
그리고 3학년이 되었고 아무 말 없으니 그럭저럭 잘 지내는가 싶었다. 근데, 아이가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부터 '학교가기 싫다'고 하더란다.
"왜 그래?"
"선생님이 공평하지 않아요."
한 아이가 장난을 해서 그 분단의 아이가 다 혼나게 된 모양인데 그 사건에 대해 아이가 납득할 수 없는 듯 했지만 기본적인 문제는 선생님에 대한 것이 아닌 듯 했다.
C 반 아이들한테 유행하는 스티커를 사주기 위해 C엄마가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으로 왔다. 그날 C는 문방구에서 스티커를 사고 하교했다. 근데, 원하던 갖고 싶던 스티커를 샀는데 C의 표정이 그닥 좋지 못했다. 그 이유를 C엄마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스티커를 사는데 같은 반 A가 들어오더래. 그러면서 자기는 1000원짜리 샤프를 사달랬데."
"스티커가 500원인데 1000원짜리 샤프를 사달래? 돈이 있었어?"
"용돈이 1500원 있었던 모양이야.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사줬데."
"그래도 과한거 아냐?"
"그래서 물어 봤지. 왜 사줬냐고 했더니 C가 뭐라는 줄 알아? A가 안놀아 줄까봐 그랬어. 한다."
"….."
"그러면서 하나씩 털어 놓는데 가슴이 찢어 진다."
그 다음 C엄마가 전한 말이다. 체육이나 음악같은 이동수업을 할 때 반 아이들이 줄을 서는데 꼴찌로 줄을 서지 않아도 아이들이 그런단다.
" C야! 교실 문 닫고 와." 그러면 C는 가서 문을 닫는다.
"아니, 맨 나중에 온 아이가 문을 닫고 오면 되잖어, 왜 네가 가서 문을 닫았는데? 맨 나중에 온 아이보고 닫으라고 하면 되잖어"
"그러면 나랑 안놀아 줄까봐."
신종 플루때문에 반 아이들은 손세정제를 하나씩은 넣고 다니는 모양이다. 아이 이모가 아주 독특하면서도 예쁘게 생긴 스프레이형 손 세정제를 C한테 선물했다. 그걸 학교에 가져간 C는 그날 손 세정제를 다 쓰고 왔다.
"아니, 하루 종일 손 세정제만 썼어?"
"아니, 애들이 써본다고, 달라고 해서 빌려주느라…"
"빌려주는게 나쁘다는게 아냐. 다들 들고 다니잖어. 적당히 빌려줘야지."
"애들이 안놀아 줄까봐 안빌려줄 수가 없었어."
C는 공부도 잘하고 책도 아주 많이 읽는 아이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움직이는 걸 싫어하다 보니 조금은 뚱뚱한 편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재빠르지 못하다고 말 수가 적다고 아이들한테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하지만, C의 마음이 좀 더 다치기 전에 C엄마는 선생님과 상담 시간도 잡아두고 심리 상담도 받아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아주 심각하게 대안학교도 알아보는 모양이다.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옆에서 지켜보기 아주 불편하다. 우리 때는 왕따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나랑 맞지 않으면 안 놀면 됐지 그 애를 나랑 맞지 않다고 따돌리지는 않았다. 도대체 왜 요즘 아이들은 이럴까 싶기도 하고 엄마가 나서서 해결해 줄 수도 없는 문제라 더더욱 답답하다.
중1 여학생이 같은 반 아이 둘을 흉기로 찔렀다는 뉴스를 접했을 땐 끔찍했다. 공부를 잘하면 왕따에서 자유로운가 싶었던 필자의 생각과 달리 그 아이는 1등이면서도 소심하고 내성적이라는 이유로 아이들한테 모욕적인 왕따를 당했고 그것이 흉기를 휘두른 이유가 됐다는 기사는 도저히 왕따 이유도 납득할 수 없고 그렇다고 흉기를 휘두른 그 아이도 납득할 수 없다. 도대체 뭐가 아이들을 이렇게 극단적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선생님들의 왕따에 생각부터 문제가 있다. 아이가 소극적이어서 내성적이어서 둔해서...그렇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도 된다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아이의 왕따에 대해 상담을 해도 시원한 답은 없다. C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대안학교가 답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