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신종 플루가 만든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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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신종 플루의 기세에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아이들은 손 소독제를 필수품으로 들고 다니고 어디서나 손씻는 걸 생활화한다. 등교하면서 그날의 체온을 재는 것도 하루 일과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의 위험은 도사리고 있고 확진 환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인 A는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다. 방과후 컴퓨터 수업을 하는데 이 학교에서 그것도 컴퓨터 교실의 아이가 첫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학교는 거의 발칵 뒤집어지고 아이가 앉았던 자리는 더 신경써서 닦아내고 소독하고 난리였다. 그러면서 같은 교실에서 가르쳤던 선생님인데 혹시나 싶어 며칠 동안 신종 플루의 불안에 떨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선생님이 이런데 학부모들은 오죽하겠나.
"컴퓨터 교실에서 신종플루 확진 학생이 나왔다면서요?"
"계속 보내도 괜찮을까요?"
"좀 쉬었다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A는 학부모들의 불안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며칠 동안은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찬이 (예명)이후 2~3명이 연달아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학교는 신종 플루의 위험에 떨어야 했다.
그런데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첫 번째 아이는 거의 스타(?)가 되다시피 그 학교에서 찬이 이름을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첫 번째 신종 플루 환자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는데 몇 학년 몇 반은 중요하지 않고 그저 그 학교에서 찬이가 신종플루 걸렸데...이런 식으로 모든 아이들이 다 누가 신종플루에 걸렸는지 안 것이다.

신종플루 - 투데이코리아


문제는 신종 플루가 완치되고 찬이가 등교할 때였다.
신종 플루가 걸렸었다는, 처음 발생한 환자여서 그럴까. 학교도 비상이었지만, 그 찬이 부모도 어지간히 신경을 쓰는 모양인지라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방과 후 선생님 A한테도 전화를 했단다.
"선생님, 찬이가 완치 판정을 받아서 내일부터 학교에 등교 시킬려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혹시나 따돌리지 않을까 싶어서요. 다른 때보다 좀 더 신경써서 봐주세요."
A는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신가 했다. 근데, 다음 날 찬이가 컴퓨터 교실에 나타나자 아이들이 그 아이 옆자리에 앉지 않으려고 하더란다.
선생님이 있으니 뭐라고 말은 안하면서도 찬이 주변엔 아이들이 앉지 않으려고 해서 A가 아이들을 달래 옆자리에 앉혔단다.

A는 신종 플루로 고생까지 하고 동급생 아이들에게 그런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는 찬이가 많이 우울하겠다 싶었고 찬이 어머니의 걱정이 이해가 되더란다.

근데, 이것이 학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듯 하다. 뉴스에서 본 직장인 C는 신종 플루 확진 판정으로 결근했다가 완치 판정을 받고 회사에 출근했단다.
근데,  C의 책상에 '신종 플루 감염자' 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데다 아이들처럼 대놓고 싫다고는 못하고 동료들이 은근 슬쩍 피하더라는...그래서 회사를 나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이 되버렸단다.

 A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찬이 이후로는 신종 플루에 걸렸다고 하지 않고 좀 아파서, 여행간다고...이런 식의 다 아는 이유를 대고 길게는 2주 정도 결석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신종플루란 괴기스런 신종 바이러스로 고생하는 것도 우울한데 완치 판정을 받고도 전염자 취급에 따돌림을 받는다니 참, 깝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