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 맡긴 옷을 찾으러 백화점의 A매장을 찾았을 때다.
아직 수선이 되지 않았다고 조금만 기달려 달라며 양해를 구하는 판매 직원덕에 기분 나쁘지 않게 매장에서 옷을 둘러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동안에도 매장 직원은 열심히 친절하게 판매를 했다.
백화점 매장 직원은 친절하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기분 나쁜 표정이거나 귀찮아 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직원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니지만, 거의 모든 직원은 친절하다.
어디까지 친절할 수 있을까. 가끔 매장마다 암행어사?)가 떠서 친절도를 확인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오늘 매장에서 목격한 손님은 손님인 내가 봐도 도가 넘쳤다.
쉬폰 원피스에 청자켓을 받쳐 입은 손님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저, 이거요. 오늘 처음 입은 건데요. 너무 커서요. 한 치수 작은 것으로 바꿔주세요."
"네? 손님, 죄송하지만, 착용하신 옷은 교환이 안되는데요."
"지금까지 한번도 안입었어요. 오늘 처음, 지금 나올 때 입은 거거든요. 그럼 어떻게요. 커서 가슴이 보이겠는데…"
어찌나 까칠까칠하게 말을 하는지 말끝에 날이 서있는 듯 했다.
"아니, 손님...오늘 처음 입으셨는지 그건 저희가 알 수 없잖아요. 전화를 미리 주시던가, 아니면 싸가지고 나오시지 그러셨어요."
"정말이에요. 오늘 처음 입었다구요."
난감한 듯 매장 직원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그녀는 한 치수 작은 사이즈로 옷을 갈아 입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매장을 나섰다.
그러더니 이번엔 교환해 달라는 손님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쇼핑백에서 꺼낸 옷엔 목 뒤에 때까지 탄 모양이었다.
"손님, 이거 착용하신거에요. 때가 많이 탔는데요?"
"어디요? 어,, 잠깐 입어봤는데요."
"그래도 손님, 이렇게 때가 탄 옷을 교환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잠깐 입어 봤다니깐요?"
거기까지 들었다. 수선된 옷이 그때 도착했고 나는 매장을 나섰다.
아무리 개념 상실이라고 해도 그렇지 않나. 아무리 백화점이 친절하고 환불이나 교환이 쉽다고는 해도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입던 옷을 크다고 작은 사이즈로 바꿔 입고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다 이번엔 때가 탈 정도로 입은 옷을 가져와 교환해달라니.,...백화점 직원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다. '손님은 왕이다' 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손님은 손님으로서 판매 직원은 판매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상도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 제일 피곤하다고는 하지만 백화점 매장 직원의 일은 특히 더 많이 힘들어 뵜다. 하루 종이 서서 일하는 것도 그렇지만 도대체 어디까지 친절이란 이름으로 손님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일까. 채 20분도 매장에 머물지 않았는데 개념 상실한 손님을 둘이나 봤다. 물론, 그 시간에 유난히 그런 손님이 몰렸을 수도 있지만 절대 보기 좋지 않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