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드라마를 보기 전에 미리 기획의도 같은 것을 살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뭔 얘기를 하기 위해 이렇게 엄청나게 크게 일을 벌이나 싶었더랬다. 그런 '아이리스'가 첫방을 무사히 마쳤다. 아니 이대로라면 완전 대박 에감이다.
헝가리를 무대로 뭔지 비밀스런 대화가 오고 가더니 이병헌은 북측 인사를 암살하고 도망친다. 그러다 총에 맞고 다시 쫓기고 헬리곱터의 집중 사격에 쓰러졌다. '아이리스'는 그렇게 시작했다.
도대체 왜 그가 헝가리에 있는지, 왜 그는 암살하고 그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타국에서 저렇게 죽어가야 하나 싶은 아리송함도 잠시 화면은 아주 자연스럽게 과거로 이동했다.
'아아리스'는 CF로만 만나 볼 수 있던 김태희,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를 다 볼 수 있다. 톱이 하나도 아니고 이렇게 많이 필요한가. 얼핏 '에덴의 동쪽'처럼 아무도 제대로 못 살리고 죽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들 때문이라도 볼려는 시청자가 많아질 수도 있을 게다. 어찌되었건 시작은 완전 화려했다. 화려하기만 하고 알맹이 형편없던 '태양을 삼켜라' 같지 않은 화려하면서도 내실도 기한 흔적이 곳곳에 보이면서 재미도 있다.
'아이리스'는 한국형 첩보액션을 지향하는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2차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걸로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특수한 사람들 이야기라고 제작진은 전한다. 드라마판 '쉬리'라고나 할까.
한국전쟁을 막는다는 큰 뜻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이 그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아무리 화려하고 아무리 볼거리가 많다고 해도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지 못하면 불편하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가 없는데 이병헌의 안정된 연기는 허연 이를 들어내며 활짝 웃는 밝은 모습으로 단순 무식에 발끈하기도 하고 한번 보면 전부 기억하는 천재적인 머리에 총도 잘 쏘고 운동도 잘하고 장난끼 많은데다 성격좋고 거기다 의리파면서 폭탄주 간도 잘 맞춘다는 귀염성까지 갖춘 김현준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이병헌과 둘도 없는 친구 진사우(정준호)는 그늘없는 밝은 모습으로 허허실실하지만 김현준에 비해 아주 조금씩 밀리는 NSS요원이다. 하지만, 정준호는 드라마 들어가지 전에 몸 관리를 좀 했어야 하지 않았을했다. 이병헌은 잘 관리된 상반신을 보여주려는지 자주 노출되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탄탄한 상반신은 흐믓하다. 카메라가 아래서 부터 근육을 타고 쫙 흝듯이 올라가는 서비스(?)까지 한다. 어찌되었건 그에 비해 몸 관리 전혀 안된 정준호는 근육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상반신이다. 쵸콜릿 근육까진 아니더라도 훈련 열심히 받은 티가 팍팍 나는 김현준(이병헌)에 비해 진사우(정준호)는 낙하산도 아니고 근육이 없어도 심하게 빈약하다. 어찌되었건 이병헌은 머리를 헹궈도 앞모습을 보여주며 헹구고 정준호는 뒤돌아서 헹군다는…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아이리스'의 매력이다. 너무 거대한 이야기를 만드느라 그렇게 세세하게 하나하나 인물을 살피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인물은 인물대로 살리고 비밀스러운 007분위기는 분위기대로 살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거기다 거역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김태희는 NSS(국가안전국)팀장이다. 예쁜데다 똑똑하고 거기다 일까지 잘하고 폭탄주도 끄떡없이 마실 줄 아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나는 최승희(김태희)가 김현준과 진사우와 만들어낼 일과 사랑이 기대된다.
그들의 들뜨지 않은 연기에 탄탄한 이야기 구성, 거기다 볼거리 많고 화려한 '아이리스'는 일단 합격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