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자살을 생각했다는 10살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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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처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니 오늘은 친할 수도 있고 내일은 싸울 수도 있겠다 했다. 그렇게 시작은 별 것 아닌 아이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일종의 다툼이라고 여겼다.
A군한테 시비가 붙은 B군은 그렇지 않았다. B군이 C군과 함께 A군을 따돌리기 시작하더니 반 전체로 퍼지는데 한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A군 엄마는 A의 말에 '내일은 친하게 지내겠지', '며칠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더랬다. 하지만 A군 엄마의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반 전체가 A군을 따돌리기 시작하는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일 정도였다.
담임선생님과 상담한 A군 엄마는 오히려 더 답답했다.
"우리 반 아이들이 그럴리가 없어요. A가 책만 읽고 잘 움직이려고 하지 않으니깐 그렇지 않을까요? 아이들과 한번 이야기는 해보겠지만 A도 책만 읽지 말고 운동장에 놀기도 하고 그래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은 점심시간에 일부러 밖에 내보내기도 합니다."
책만 읽기 때문에 왕따를 당해도 된다고 해석을 해야 할까.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A엄마는 더 마음이 심난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조금 진정이 됐다. 그래도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선생님과 엄마가 개입을 하니 조금은 사태가 진정되는 듯 싶었다. 물론, A엄마의 생각이다.
하지만, 어느 날 속내를 잘 털어 놓지 않던 A군이 엄마한테 여전하다는 상황을 전하며 말 끄뜨머리에 한마디 하더란다.
"학교가기 싫어요. 애들이 그럴 땐 자살하고 싶어요."
아이 입에서 자살이란 단어를 듣게 될 줄은 그것도 3학년 밖에 안된 아이 입에서 그런 단어가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A엄마는 충격으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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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것이 남의 불행에 같이 아파할 수는 있지만, A엄마의 심정 100%를 어떻게 이해하겠나. 그저 같이 아파하고 속상해 하는 것 밖에 더 이상의 위로도 해줄 수 없었다.
근데, 오늘 딸아이 입에서 '자살'이란 단어가 나왔다!

오늘 점심시간(아이들이 유일하게 선생님 감시하게 벗어나 마음껏 놀 수 있는 자유시간)에 아이들과 피구를 하기로 했는데 반 아이중의 한 명 E가 그러더란다.
"너는 하지마."
"왜~같이 하자."
"내가 대장이야. 넌 하지마. 안껴줘"
딸아이 반 여자 아이들 거의 다 하는 피구에 껴주지 않는다니 딸아이는 몇 번이나 거절당하면서도 껴달라고 한 모양이다. 하지만, 결국 딸아이는 피구를 하지 못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하교한 딸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학교에 있었던 일을 미주알 고주알 말하지 않는 딸아이한테 반에서 있었던 일을 듣기는 힘들다. 다른 엄마들을 통해 반 소식을 듣는 편인데 오늘은 딸아이가 괴로움을 토로하는 것이다. 저번 체육시간에 E랑 짝이 됐는데  E가 딸아이가 싫다며 짝을 바꿔달랬다는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많이 괴로워했다.
"엄마, 자살하고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무 말 없이 다니길래 학교 생활 잘하는가 했는데 갑자기 이게 뭔 변고인가 싶고 상처받았을 딸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렸다.

시작부터 어떻게든 해결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담임선생님은 그래도 A군의 담임선생님과 달리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시고 '아이들이 원래 그래요. 한 애가 선동하면 그냥 머뭇머뭇하면서 따라갑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몰랐습니다. 제가 해결할께요."라고 명쾌하게 말씀해주셨다.

엄마가 되고 보니 가장 무서운 단어가 왕따, 성폭행이다.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왕따는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할 뿐 아니라 나만 아니면 된다는 군중심리까지 포함돼 한 사람을 점점 고립시키는 악성이다.
앞으로 딸아이한테 태클을 건 E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담임선생님의 명쾌한 말씀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쉽사리 놓이지 않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