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학교 급식처럼 골고루 먹이기 힘들다. 아무래도 식단도 전문가가 짜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싫다면 아무리 몸에 좋아도 한 두번 권하고 달래다 포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학교 급식은 골고루 먹을 수 밖에 없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이는 것도 선생님이 지도하셔야 할 한 부분으로 딸아이는 집에서 먹지 않는 파, 야채, 나물같은 것도 약 먹듯이 맛을 음미하지 않고 먹어 치운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학교 선생님들은 유난하다 싶을 만큼 급식을 남기지 말라고 하시고 콩이 싫어도, 파가 싫어도, 야채가 싫어도 억지로 먹게도 한다. 가끔은 이 지도가 심해서 누구를 위한 지도일까 싶을 때가 있다.
특히 1학년때는 급식지도가 심했다.
A는 입에 넣었다가 도저히 못 먹겠다고 뱉었다. 그것을 본 선생님은 다시 먹도록 했고 결국 A는 뱉은 걸 다시 입에 넣고 꿀꺽 삼켰다.
B는 잔반을 전부 국에다 말아 꿀꿀이 죽을 만들어 먹으라고 강요당했다.
먹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먹인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은데 급식은 편식이 심한 아이들에겐 그닥 즐거운 시간은 아니다. 주로 이렇게 아이들만 고생하는가 싶었더랬다. 하지만, 오늘 사건으로 선생님의 고생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딸 아이반 2학년때 전학 온 C군이 제대로 성질냈다.
급식에 브로콜리와 초고추장이 반찬으로 나온 모양인데 C군은 안먹는다고 하고 선생님은 '하나만 먹어봐라, 맛있다'하면서 달랜 모양이다.
"난 고추장 안먹는다구요."
그러다 C군이 식판을 옆으로 쳤고 식판이 뒤집어져 떨어졌다. 담임선생님은 떨어진 식판은 주어 책상에 다시 내려놓으며 혼내셨단다.
"난 매운거 안먹어. 나 이 학교 싫어. 다시 전에 학교로 갈꺼야."
"뭐라고?"
선생님께 존대말도 아니고 반말로 거칠게 말하던 C군은 가방을 챙겼다.
"나 집에 갈꺼야."
그러더니 C군은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갔다. 선생님은 급하게 C군을 쫓아갔고 아이를 잡아왔다(?).
그리고 선생님은 C군의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C군의 어머니는 급하게 학교로 와야 했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C군과 C군엄마, 그리고 선생님만 안다.
담임선생님께서 아이의 행동에 어찌나 충격을 받으셨는지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못 걸었다는 아이들의 증언(?)을 듣고는 안타깝기도 했다. 집에서 아이가 말 듣지 않아도 거기다 바락바락 대들기까지 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데 엄마도 아니고 선생님께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선생님도 보통 인내심으로는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지 않겠다는 걸 억지로 먹이는 선생님이나 먹어 볼 생각도 안하고 안먹겠다고 식판엎고 반말 찍찍거리며 성질내는 아이나 뭐가 다를까 싶지만 아주 많이 다르다. 부모가 부모로서 자리가 있듯 선생님도 선생님으로서의 자리가 있는 것이다. 친구처럼 좋은 엄마, 아빠라고 하지만 그것이 조금만 벗어나면 버릇없는 아이가 되는 것처럼 좋은 선생님한테 버릇없이 반말찍찍하며 성질내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선생님이란 직업은 퇴근도 빠르고 방학때 쉬고 안정된 철밥통이니 좋겠다 했었다. 근데, 오늘 C군의 행동을 전해 듣고는 선생님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었다.
아이를 볼모로 맡긴 힘없는 학부모라고 약자라고만 생각했지 그 아이들을 가르치고 살펴주시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학생수가 과거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 아이들을 일일이 살피셔야 하는 선생님들의 일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다. 필자가 선생님이었다면 어땠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