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공돌' 심하게 허술했지만 안정적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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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공주가 돌아왔다'가 종방했다. 이보다 더 안정적인 결말은 없을 듯 이변도 반전도 없었다. 찬우는 미국으로, 공심이는 프랑스로 그리고 도경이와 봉희는 다시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는 결말이다.
같은 또래의 아줌마가 보기에 아이 낳고 키우면 경제력이 퇴화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 능력이라곤 있었는지도 까마득한데 그나마 재취업에 나서려고 해도 젊은 처자들에 밀려 힘들고 아이 키우느라 집에 묻혀 사느라 아줌마란 이름에 익숙해져 하루하루가 똑같은 그런 삶에 도경이처럼 잠깐이라도 첫사랑의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면 이런 로망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적절함과는 상관없이 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엿본 듯하다.

차도경은 어린 시절 부유하게 컸다. 물론, 부유하다는 것 빼고 부모를 일찍 여의었으니 아이들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다른 엄마보다 더 크고 더 끈끈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그녀에게 무능력한 착하디 착하기만 한 남편 봉희는 아주 부족해 보였고 그런 그녀가 아깝고 17년 동안 자신의 능력을 펼쳐 경제적인 일을 하다기 보다는 집에서 아이들 키우며 아이들의 엄마로, 무능한 남편과 살면서 목소리만 커진 중년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되버린 그녀가 우리 주변에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아줌마로 친근했다.

물론, 공심이의 방해공작과 찬우 아버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할 때만 해도 이거 이러다 어떻게 마무리가 될려고 하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으로 이미 힘없어지고 더 이상 비참할 수 없는 도경에게 얼마나 더 해대야 공심이의 마음이 풀릴까 싶었는데 공심이는 급하게 도경이와 화해하고 선남이를 프랑스로 유학보내는데 큰 힘을 실어줬을 뿐 아니라 도경이를 발레단의 강사로 끌어들이기까지 하는 선행을 했다. 그런 선행에 찬우 아버님은 한 컷도 나오지 않았고 급하게 비행기가 보여지더니 찬우가 정리하고 미국으로 갔다. 이제껏 벌려놓은 이야기를 야무지게 마무리했으면 좀 더 끝이 예쁘지 않았을까 싶은, 허술한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공주가 돌아왔다 최종회 - 마이데일리

그래도 17년만에 첫사랑을 만나 그 첫사랑과 꿈같은 데이트도 해보고 가장 어려울 때 도움도 받고 그로 인해 마음에 반창고도 붙일 수 있었으니 아줌마 차도경에게 잠깐의 외도(?)는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착한 드라마답게 결말로 찬우도, 도경이도, 공심이도 아무도 얽히지 않고 모두 제자리를 찾아 간다는 행복한 결말이 좋으면서도 아쉬운 것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행복한 결말이어야 했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찬우야, 아줌마 차도경도 누군가의 기억속에 공주로 살 수 있게 해 줘 고맙다' 이사장 찬우가 다시 미국으로 떠나자 도경의 속내에 100% 동감했다.

아이들때문에 참고 살아야 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사고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급격하게 느는 이혼률에불구하고 아직도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았을까. 결혼은 말 그대로 선택이다. 결혼해서 아이낳고 지지고 볶고 살 수도 있는 것이고, 공심이처럼 전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일을 갖고 사는 살 수도 있고, 혼자 살아도 능력 빵빵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봉선이 같이 살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의 삶이 옳바르다고, 잘산다고 감히 말 할 수는 없다. '공주가 돌아왔다'는 그 어떤 편견없이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결혼하고 내 이름으로 불리기 보다는 아이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며느리로, 아줌마로 더 많이 불리었고 그러면서 점점 내 이름보다는 아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해지고 한달 한달 살아내는 것에 급급해 첫사랑이라는 것조차 잊고 살았는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과 더불어 대리만족이라고 해도 많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