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친구를 만들어 주고 유치원도 일찍 보낸다. 그런 교육의 부작용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특별히 일찍 집단 생활이 사회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지만 오늘 만난 여성은 사회성이 너무 좋다고 하기엔 조금은 황당했다.
화장품점엔 젊은 여성 손님과 남자 판매 직원만 있었다. 둘이 아는 사이인지 꽤 친근하게 대화를 주고 받고 있었고 필자는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을 둘러 보고 있었다.
네일 리무버를 고르고 있는데 젊은 여성이 다가왔다.
메니큐를 고르는 듯 하더니 내 손을 유심히 보는 듯 했다.
"와~매니큐 잘 바르셨네요."
"아,네…"
그러더니 테스터를 이것 저것 발라보고 있었다.
네일 리무버를 계산하려고 하는데 그 젊은 여성이 다가왔다.
"저기요, 저 이 손톱에 매니큐좀 발라주세요." 그러면서 약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네? 내 손만 잘 바르는데…"
"에이, 발라주세요."
그래서 그 여성의 손을 잡고 발라주었으나 테스터라 그런지 매니큐는 잘 발라지지 않았고 뭉쳤다.
"이게 테스터라 잘 발라지지 않네요. 얇게 두번 발라야 예쁜데...안예쁘게 발라졌네요."
"그래요? 잠깐만요."
그러더니 테스터의 매니큐와 같은 색상의 매니큐를 급하게 사왔다. 그러고 보니 매장의 판매 직원과도 모르는 사이 같았다.
"이거 사왔어요. 다시 발라주세요."
"네?"
거절하기도 그렇고 해서 내미는 약지 손가락에 다시 매니큐를 발라 주었다.
"야, 예쁘다~ 잘하시네요. 의자 있으면 앉아서 바르기 편할텐데..그쵸?"
그러더니 매장을 둘러보더니 구석의 작은 의자를 발견한 그녀는 아주 반가워하며 그랬다.
"저기 의자 있는데 저쪽에서 다 발라주시면 안되요?"
"죄송하지만, 제가 약속이 있어서요."
"아잉, 아쉽다."
급하게 계산을 하고 매장을 빠져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초면에 매니큐를 발라달라고 하면서도 전혀 얼굴색 하나 달라지지 않는 그 여성의 사회성, 친화성이 좋다고 해야할지 개념없다고 해야할지...어찌되었건 이상하게 친화성 좋은 그녀 때문에 약속에 늦을 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