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수삼' 밉상을 넘어 진상의 캐릭터들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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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솔약국집'같은 명랑 드라마가 되었음 주말 저녁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봐도 좋았지 싶은데 '수상한 삼형제'는 수상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막장이라고 확 치부하기도 그런데 명랑하지도 않다. 아니 오히려 짜증난다. 밉상을 넘어 진상을 넘나드는 왕재수가 그렇고 그 왕재수한테 끌려다니는 주어영이 그렇다. 뿐인가 아픈 아들을 내팽개치고 노래방에서 술마시며 노래부르는 정신나간 엄청난도 있다.친정에 돈 빼돌렸다고 며느리를 무슨 도우미부리듯 하며 마흔다된 아들한테 밥떠먹여주는 상식이하의 행동을 하는 어머니 전과자도 있다. 도대체 이런 상식밖의 인물들한테 어떤 이야기를 기대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거기다 유별스런 장남사랑은 시대에 걸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

장남이나 장녀는 태어날 때부터 장남이라는 장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기도 하지만 부모에 의해 그렇게 길러지는 것이다. '네가 잘 되야 동생들도 잘되고 집안이 안정이 된다'는 말도 안되는 주문을 외우고 세뇌시켜 기른다. 그렇게 길러진 장남이나 장녀는 누구한테 물려받는 것을 하지 않는 대신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만큼 힘들다. 이것은 장남이나 장녀에게만 속하는 것은 아니니라. 맏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집안이 편안하다는 말도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씀중의 하나 아닌가.

왜 우리의 어른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기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저당 잡으려고 하는지 가끔은 의심스럽고 불편하기까지 했는데 그나마 장녀로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하고 물려 받는 옷을 입는 것이 모든 기대를 받고 사는 것 보다는 덜 부담스럽고 조금은 못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편하게 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기대를 받는 만큼 부모님을 생각하고 동생들을 생각해야 하는 장남이라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이다 싶다.

'수삼'의 밉상을 넘어 진상인 캐릭터들 - 티비리포트


종영한 '솔약국집'의 장남은 장남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장남이었다. 형제들 중에서도 그랬고 부모님께도 그랬다. 스스로 완전한 존재감을 갖고 있었기에 그 집안이 안정적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큰 아들이 직업도 없이 결혼도 실패하고 그럼에도 폼생폼사로 한방만 기대하고 있다면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결코 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필자가 자식을 낳고 키워보니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속상하고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반성하게 된다. 그런데 장남이라고 온갖 기대를 퍼부어 키운 아들이 사람구실 제대로 못하고 사는데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떻겠나. '수상한 삼형제'의 장남 김건강 이야기다.
그는 완전한 장남으로 길러졌고 부모님의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자랐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는 주눅이 들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그것이 안타까워 어머니는 오냐 오냐 모든 걸 다 받아줬다. 한쪽이 엄하면 한쪽은   부드러워야 한다는 기본적인 부모님의 태도를 제대로 갖춘 듯 한데 뭐가 잘못됐을까.
어찌되었건 김건강은 이름만큼 건강하지 못하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냐 안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상태가 그렇게 바른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직하게 땀 흘려 분수에 맞게 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한방'에 의존하고 책임감은 커녕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기본 의지도 없다. 맥주에 거품이 있어야 하듯 사람에게도 거품이 있어야 된다고 본인 스스로 말하지만 그는 맥주보다는 거품이 반절이상 차지하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무조건적 장남 사랑은 끝이 없고 보는 시청자의 미움을 사는데 한 몫하고 있다.
그렇게 장남이 장남역할을 못하면 그 피해는 다른 형제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형한테 모든 걸 양보하고 살아온 둘째 김현찰은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 제대로 못하고 순종하는 큰 아들같은 둘째아들이다. 큰 아들이 제 역할을 못하자 둘째 아들을 의지하고 살면서도 둘째 아들에 대한 사랑은 그닥 느껴지지 않는다. 며느리의 노고를 인정하지도 않고 둘째 아들의 돈은 그냥 쉽게 버는 돈으로 현찰 만지는 아들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아버지 김순경은 어머니 전과자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버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큰 아들의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말씀으로 둘째 현찰을 다그치고 그에 현찰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하지만 아버지의 표정은 싸늘하다. 형제간에 이것도 못해주냐는 식이다. 현찰이 보증이 필요할 땐 나몰라라 했던 큰형은 전혀 생각지 않고 오직 지금 현재 큰 형을 봐주지 않는 둘째가 섭섭한 부모님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아픈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어 뵌다.

시대착오적인 장남에 대한 편애 뿐 아니라 캐릭터들의 모난 점들까지 어우러지기까진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시청자들의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제작진도 작가도 알아줬음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