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배우들의 힘이 아니라면 지금의 시청률도 연장방송도 불가했을 것 같은 '다함께 차차차'다.
강회장(홍요섭)이 과거를 알아내기까지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나사장의 불안한 입술 떨리기가 쓰러지는 것으로 마무리 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도대체 언제쯤 과거가 밝혀지고 그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던 마음으로 결말을 보고야 말겠다고 자리를 지켰다. 일주일이 지나고 다음 주에 봐도 이야이기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다함께 차차차'는 30분 방송이 끝나면 오늘 뭔 이야기가 있었나 생각하면 별 것 없으면서도 보는 시간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젊은이들의 짝짓기라고 생각했던 이야기의 흐름은 이제 그들은 중심이 아니다.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 불륜도 아니고 운명이라고 하기에도 가혹한 그들의 이야기에 같이 빠져들게 된다. 아들의 실종으로 15년을 며느리들과 살게 된 시어머니(김영옥)나 그 며느리 오동자, 하윤정이 사는 그들이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으면서도 지금의 세상에 저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모두 넘치지 않아 좋다. 실질적 가장 둘째 며느리, 살림하는 큰 며느리 오동자, 그들의 엄마처럼 시어머니처럼 손자 손녀들에게도 집안의 어른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진실함이 있다. 아들이 실종되고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고 살아온 둘째 며느리 하윤정이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겠다고 하는 걸 허락하면서도 때때로 아들에 대한 그리움 사이에서 갈등하고 감정을 속이지 못하는 노모의 박정녀(김영옥)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며느리에게 감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어머니이면서도 그 며느리의 결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문뜩문뜩 떠오르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시어머니로 푸근한 것 같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시어머니다. 그렇게 충분히 동감되기에 절대 미울 수 없다.
거기다 과거를 알게 됐지만 나사장에게 자신이 알았다는 걸 말하지 못하는 강회장의 고민이 공감된다. 그 고민이 그냥 우습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15년의 세월만큼이나 멀리 와 버린 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를 살려 지금까지 가정이루고 잘 살아온 나사장에 대한 의리(?)도 있겠지만 자신의 빈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어머니와 형님 가족까지 부양하며 지금까지 자신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아내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강회장이 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하는 것이 두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답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지금까지처럼 모른척하고 하윤정은 2층이랑 재혼하도록 놔두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한진우와 나윤이의 결혼이 피가 섞이진 않았다고 해도 엄마가 한진우 작은아버지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복잡한 관계도에서 나윤이가 한진우와 결혼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맞는 것인지 어쩐지도 잘 판단하기 어렵다. 강회장 홍요섭은 리차드기어 이후로 이렇게 멋진 중년 남성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상당히 멋지다. 트렌치코트를 받쳐 입고 느릿하지만 분명한 말투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마냥 물렁하지는 않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가 안타깝고 공감된다.
이 모든 공감에는 어려운 문제의 중심에 있는 중년 배우들의 연기에 연륜의 힘까지 더해 '다함께 차차차'에 몰입시키고 있다.
비밀은 밝혀졌고 나사장의 마음이 뜬 걸 알게 된 이철의 폭로로 이제 이야기의 진전에 조금은 속력을 가하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연장 방송이 된 만큼 없던 인물도 만들어 등장시키고는 있지만 그래도 '다함께 차차차'는 젊은 연기자들보다 중년 연기자들의 힘으로 지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생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섣부르게 판단할 수도 없으면서도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