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아이 학교에서는 학기에 한번 외부 평가를 보는데 성적에는 들어가지 않는 시험이 외부 시험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보는 단원평가보다는 변별력이 있다고 많은 학부모도 생각하고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는 시험이다. 그러다 보디 당연히 엄마들도 긴장하고 단원 평가때보다 공부를 시키지 않을 수 없는데 유독 우리반은 치열하다.
담임선생님은 공부 잘하는 아이를 아주 많이 표나게 좋아하신다. 그러다 보니 단원평가때도 너무 쉬운 걸 틀렸다거나 너무 형편없는 점수가 나오면 엄마가 아이 혼내는 것처럼 그렇게 혼내는 모양인데 이제 자존심이라는 것을 자각한 아이들한테 상처가 되는 모양이다. 그러니 아이들도 엄마들도 공부를 안할 수가 없다. 거기다 우리 선생님은 결과가 나오면 누가 100점이고 누가 몇 개 틀렸는지 말로 줄을 세우기까지 한다. 1학기때 외부 평가를 보고 우리 반 아이들의 성적은 전교에 알려질 정도였다. 담임선생님께서 누가 1등인지, 누가 2등인지 불러 주셨을 뿐 아니라 Top10에 들어가는 아이들까지 호명하신 모양이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누가 Top10에 들었느니 안들었느니 하면서 말했고 우리 반의 1등이 몇 점인지까지 소문이 돌았다.
같은 반은 아닌 다른 반 엄마들도 내 아이의 성적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아이가 성적이 좋아 소문이 날수도 있고 아이가 성적이 안 좋으면 안 좋은대로 선생님께 혼난 이야기가 떠돌기에 마음이 편할 수가 없는 것이다.
1학기때 그렇게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는 것처럼 호명을 하시고 아이들의 목을 쬤으니 아이들이나 엄마들이나 이번 2학기 평가에 당연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반은 시험을 봤는지 어쩐지도 모르게 조용하게 지나가는 것을 우리는 홍역 치르듯 이렇게 시끌벅쩍하게 지나가니 불안불안하며 시험을 치뤘다.
당연히 3학년 학급중에서 우리 반 성적이 제일 좋았다.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했다는 등, 아이가 밥을 먹다 말고 책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는 등 별별 소문이 떠돌정도로 열공했고 어찌되었건 시험 성적은 아주 좋았다.
물론, 이번에도 선생님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시고 Top10을 호명하셨고 1학기때보다 더 정확하게 등수까지 알려주시면서 호명하셨다. 우리 반에서 누가 1등을 했는지 누가 꼴등을 했는지는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씀에 따라 아주 빨리 퍼졌고 하교길에 다른 반 엄마를 만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우리 반 소식을 모두 알 정도다.
선생님이 이렇게 성적에 연연하고 아이들을 닥달하고 공부를 시키니 엄마들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으니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학생이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 본분이니만큼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아이중에는 손톱을 하도 물어 뜯어 손톱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아이도 있고 개중엔 견디지 못하고 전학을 간 아이도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이 이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불만이 있건 없건 간에 어찌되었건 이제 3학년도 몇 주 남지 않았고 우리 반 엄마들의 바램은 이제 조금만 견디면 된다로 마음을 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