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기억 찾았는데 언제 '다함께 차차차' 할까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머나먼 타국에서 남편의 실종으로 시어머니, 큰집 식구들, 그리고 자신의 딸까지 책임지며 15년을 넘게 한결같이 실종된 남편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살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약이라고 조금씩 남편의 실종이 죽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언뜻언뜻 비슷한 사람만 봐도 저 사람이 혹시 남편인가 싶어 실성한 사람처럼 그렇기도 했으나 이젠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근데, 실종된 남편이 나타났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어머니, 큰집식구들까지 떠맡아 지금까지 시어머니, 형님이란 생각없이 그렇게 한 가족처럼 살아온 시간이 적지 않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약속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온 것 아닐까.
이것이 남편의 실종으로 15년을 보낸 아내의 시간이었다면 남편은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낳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경제적인 여유까지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다. 갑자기 살아난 기억으로 15년전의 가족을 기억하고 어머니를, 아내를, 딸을 기억하지만 그들에게 선뜻 다가갈 수는 없는 상태다. 자신을 구해주고 6개월이란 시간동안 한결같이 간호한 생명의 은인같은 지금의 아내를, 딸을 모른 척하고 15년전의 가족에게로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는 없다.
지금의 아내와 사이가 소홀한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았던 그들이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는 없지 않나. 6개월동안 병상을 지킨 나사장(이응경)에 대한 의리(?)때문이더라도 간단하지 않다.

그냥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살면서 하윤정(심혜진)은 2층이랑 결혼하고 강회장은 나사장과 살고, 나윤이는 한진우와 결혼해 조금은 이상한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강회장이 이쪽 집으로 왕래만 하면서 지내는 것이 15년이란 시간을 뒤집지 않으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다면 아직 살아계신 노모 박정녀(김영옥)는 어쩌나 싶다. 남편과 아내는 무촌이고 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지만 모자관계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지 않나. 그렇다고 강회장이 하윤정과 사는 것도 나사장이나 나정이에게 못할 짓이고….난감한 문제다.

다함께 차차차 - 아츠뉴스

모든 비밀이 밝혀진 마당에 왜 이렇게 뜸을 들이나 싶은데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살만큼 산 어른들이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1~2년의 시간도 아니고 15년이 넘는 시간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는 시간이 훨씬 지났으니 서로가 살아온 시간만큼 그들에게 넘을 산도 많은 것은 당연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 딸을 딸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후예같은 이 묘한 상황이 어찌 정리가 될지 섣부르게 판단하지 못하며 그저 시청할 뿐이다.

그들 모두가 그들이 처한 상황이 있고 개개인으론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도 섣부른 판단을 막는다.
나사장은 입술을 바르르 떨며 회사고 뭐고 다 팽개치고 오직 강회장, 자신의 남편을 지키기 위해 한진우와 나윤이의 결혼을 서두르고, 한진우 엄마앞에 무릎을 끓으며 내 남편을 뺏어가지 말아달라고 빌기도 한다. 이철이 어떤 마음을 먹든 지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나사장은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녀가 마음이 아무리 넓고 좋다고 해도 자신의 남편을 내어주는 행동을 보인다면 그 또한 이상할 것이다.
비밀을 알고 혼자 고민하는 오동자(박혜미)도 그렇다. 자식의 행복을 위해 밝혀질 때 밝혀지더라도 덮고 가는 것이 나은 것인가, 동서가 2층이랑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하면서도 지금까지 기다려온 시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괴로워한다.
강회장은 나사장의 마음을 알기에 15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선뜻 어머니에게도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아버지라고 나설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태다.

'모르는게 약이다'는 말이 여기에 적용되는지 어쩌는지 모르겠지만 모르면 속이 편하지 않았을까.
암튼, 이들의 문제가 해결되기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그 많은 산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넘게 돼 '다함께 차차차'하는 그날이 올지, 그날이 오기나 할지 모르겠으나 운면의 장난이라고 하기에도 난감한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