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엄마의 굴욕으로 A+받은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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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딸아이 숙제를 봐줄 때였다. 마침 생각난 듯 딸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자랑했다.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시 썼는데 A+받았다!"

녹아 내리는 마음
  
시험공부 잘 못 한다고
짜증만 낸다고
엄마께 구둣주걱으로
맞았다

울면서 침대위에
누웠는데
엄마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자는 척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으니
엄마가 날 안아 주셨다

미워서
무시하려 그러는데
마음이 미운 마음이
슬슬 녹아 내렸다

 

담임선생님은 잘 썼다고 아이들 앞에서 읽어주기까지 하셨단다. 구둣주걱으로 맞았다는 부분에서 반 아이들은 깔깔대고 웃었고 딸도 함께 웃었다는 이야기까지 딸아이는 전했다. 맑디 맑은 얼굴로 전했다.

MS PowerPoint ClipArt


딸아이는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밖에 나가 해야 할 말 안 해야 할 말 정도는 구분할까. 어떻게 이렇게 배신을 할까 싶은데다 담임선생님께서 '엄마가 구둣주걱으로 때렸다'는 구절에서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싶어 얼굴이 불탔다.
아이 앞에서는 말조심, 행동조심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감정 조절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살짝(?) 구둣 주걱을 들었을 뿐이라고 아무리 위안을 해도 담임선생님이나 반 아이들을 앞으로 어찌 볼지 난감하다.

어찌되었건 엄마 팔아 딸아이는 A+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