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하겠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다음을 기다리는데 "발표할까요?"하면 맥 빠진다. 그것도 한 두번까지는 그래도 봐줄 수 있다. 세번이 넘어가는 뜸을 들이면 기다리는 사람도 지치고 잘못하면 화를 부른다. 지금 '다함께 차차차'가 그렇다. 발표할 듯 할 듯 하면서 2주를 넘었다.
오동자 ,진우 엄마가 강회장이 서방님이란 걸 알고 이제 모든 것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싶었다. 하지만, 강회장을 만나 모든 사실을 밝히고자 했던 오동자(박해미)는 중간에 나사장을 만나 나윤이와 진우가 결혼하면 회사를 맡게될 것이다라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동서 하윤정(심혜진)에게 2층과 결혼하는 것이 행복하냐고 재차 확인하고 또 묻는다. 그러면서도 강회장이 하윤정 가까이에서 맴돌자 많이 불안해 한다.
자식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덮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어떻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할까 싶은 무서운 사람 욕심이다. 동서를 생각하는 마음보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보다 자신의 아들이 부잣집으로 장가가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큰 모양이다. 중요한 건 언젠간 밝혀질 사실인데 나중에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오동자의 불안만큼이나 보는 시청자도 불안할 정도다.
그런가 하면 기억을 되찾은 강회장도 이해불가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까를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을 더 이상 혼란하게 하면 안되는 것 아닐까. 더디게 있는 데로 뜸을 들이다가 결국 과거를 기억해냈다는 걸 나사장이 알았고, 강회장이 수현이 아버지란걸 진우네 가족이 알았을때 그들이 강회장에게 가질 배신감은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지나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다. 나사장과의 사이에 나정이도 있고 이미 시간이 지날대로 지났으니 남편의 빈자리르 지켜 가장 노릇을 한 하윤정은 2층과 결혼하고 나사장을 새로운 며느리로 생각하고 그렇게 엇갈린 운명속에서 서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또 다른 가족의 형태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언제까지 이렇게 밝혀질 듯 말 듯 한 모양으로 계속 유지가 될런지 지치려고 한다.
늘리기도 적당히 해야 재미있는 건데 지나치다 싶을 만큼 늘리고 있다. 나사장의 방해공작도 이젠 멀미나고 한진우와 나윤이도 그렇다. 그냥 까놓고 얘기하면 간단할 것은 왜 그렇게 빙빙 돌려가며 말하는지 저들의 대화가 이상한 건지 보고 있는 사람이 이상한 건지 모를 정도로 이상한 대화법이다. 모든 사실을 알지만 인정하기 싫기 때문에 발생하는 대화법이라면 그렇다면 좀 이해가 될까. 나윤이를 보면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 아니라 남자하기 나름인 듯 하다. 처음에 그렇게 까칠하고 이기적인 그녀였는데 지금의 그녀는 조신하다 못해 철이 제대로 들었다. 사랑의 힘이 놀라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인물의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 건 사실이다. 어찌되었건 나윤이가 변해도 좋고 개연성이 없어도 좋은데 입술 파르르 눈동자 이리저리 굴리며 어떻게는 남편을 붙잡고자 하는 나사장의 불안함도, 생각하는 남자 강회장의 심사숙고도 이제 그만 결론을 내야 한다. 엿가락 늘이기식의 제자리 맴맴의 흐름은 더 이상은 안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이야기가 똑같다면 언제까지 채널을 고정하긴 힘들다. 드라마라는 것이 중독성이 있기도 하지만 몇 주째 변화없는 이야기를 보면서 이걸 내가 왜 보고 있나, 내일을 보지 말아야지 결심하는 날은 꼭 예고편에 비밀이 밝혀질 것 같은 화면을 내보낸다. 어? 내일은 밝혀지는 건가 싶어 다음 날 채널 고정하지만 핵심을 살짝 비켜가는 여전한 제자리 맴맴이다. 양차기 소년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렇게 시청자를 우롱할 것인가 싶다.
뜸도 적당히 들여야 밥이 맛나다. 이제는 좀 속력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빨리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모두를 위해 행복한 것인지 모두 고민할 수 있는 가족드라마의 기본 취지를 잊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