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10년차 주부에게 크리스마스는 케이크먹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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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생일이다. 기독교 신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전국민, 전세계 사람들의 명절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뜨고 행복한 날임에는 이제 부정할 수 없다.

결혼하지 않은 연인들에겐 꼭 같이 보내야 하는 이벤트의 날일지 모르겠지만 결혼한 10년차 주부한테 크리스마스는 케이크나 사다 먹으면 꽤 괜찮게 보낸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엔 시댁에 가지 않아도 되니깐 기름냄새에 쪄들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홀가분하게 즐길 수 있는 명절(?)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나오는 것처럼 참석할 파티는 없다. 연말모임도 횟집같은데서 철퍼덕 앉아서 왁자지껄하게 먹는데 무슨 파티복장인가. 허리 넉넉한 먹기 편한 복장으로 참석하니 굳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쓴 사람이 오히려 튀게 되어 있는 마련이다. 그나마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친구들 모임도 점점 뜸해지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가족과 함께'로 바뀌었고 결혼 10년차 크리스마스엔 케이크 하나에 TV를 안주삼아 보내는게 일상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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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준신데, 말안들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주실껄? 이렇게 딸아이한테 했던 협박도 이제는 소용없다. 암묵적으로 엄마 아빠가 산타할아버지인걸 알지만 굳이 입밖으로 산타할아버지가 없다고 말하지 않던 딸아이가 10살이 되더니 이젠 대놓고 말한다. 산타할아버지는 없다고….이젠 친구들끼리 산타할아버지가 없다고 서로서로 말하니 더 이상 믿게 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10살된 딸아이한테 크리스마스는 어떤 날일까.
아이가 다니는 피아노학원에선 크리스마스이브엔 달란트데이를 한다. 아이들이 매일 학원에서 피아노를 치면 특히 잘친 날은 3달란트, 보통은 2달란트, 출석만 했으면 1달란트 이런식으로 달란트를 준다. 그렇게 달란트를 모으고 어린이 날이나 크리스마스이브 같을 때 달란트 시장을 연다. 어디서 구하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팬시용품, 실용적이지는 않으나 아이들이 보면 혹할 그런 문구류들을 준비해 놓는다. 아이들이 각자 먹을 과자와 음료수를 준비해가고 각자 갖고 있는 달란트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딸아이는 달란트데이를 아주 좋아한다. 엄마가 봤을 땐 쓰잘데기 없는 팬시용품이지만 딸아이한테는 엄마가 절대 사주지 않는, 금기시된 물건을 자신의 달란트로 산다는 것에 뿌듯해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달란트를 사고 싶은 물건을 가늠하고 계산하는 것도 즐기는 듯 하다. 뿐인가 피아노 학원 친구들과 과자를 먹으며 즐기는 파티도 아주 좋아라 한다. 학원이라고해도 매일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루쯤은 아이들로 하여금 해방의 날을 주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마련된다는 것이 부모의 입장에선 아주 바람직해 보인다.

명풍가방을 선물하는 남자친구가 없어도,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즐겁고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임엔 분명하다.
먹고 살기 어려운데 무슨 선물이고 크리스마스냐 싶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는 사람들은 분명 있고 크리스마스이기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든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그런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

모두 모두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