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전우치' 거대함과 대단함이 없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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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유쾌한 영화다. 만화같기도 하고 시트콤같기도 하고 마냥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전우치'다. 하지만, 웃기기 위해 인위적인 웃음은 없다. 그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상황상황이 가벼운 듯 하면서도 심각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즐길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나 전우치 강동원은 악동이미지에 장난스럽고 그러면서도 정의감에 불타는 홍길동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로 이리 저리 휙휙 날아다니느라 살 좀 빠졌다더니 아주 스키니하다. 한복입고 그렇게 스키니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싶었는데 어마하다. 만화속 주인공해도 되만큼 그는 스키니하고 그 표정하나하나가 전우치에 그만한 인물이 없을 것 같다.

일단, 영화는 요괴에 맞서 싸우는 도사 전우치에 대한 이야기다. 그냥 들어도 허무맹랑한 이야기임에는 분명하고 전설의 고향도 아니고 굳이 이걸 9000원이나 하는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봐야 할까 싶었다. 아바타나 2012같은 천문학적으로 제작비를 쏟아 부은 거대한 영화가 멀티 영화관이라고 하더라도 몇 개씩 차지하며 상영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영화가 선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돈을 많이 투자했든 적게 투자했든 그릇의 차이가 크든 작든 상관없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아바타나 2012같은 영화에 비해 상영시간도 짧고 거기다 심각하지 않다. 지구가 멸망한다거나 외계인과 맞서 싸워 우리의 욕심을 차리겠다는 커다란 뜻도 없다. 500년전의 전우치가 그림속에서 나왔고 그런 500년후에도 먹히는 마스크에 기럭지라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그저 큭큭하는 웃음을 유발한다.

전우치 강동원 - 맥스무비

이리저리 휙휙 날아다니고 2009년에 무슨 요괴냐 싶은 에일리언도 아니고 십이지신중의 하나인 듯 그런 요괴를 상대로 현란한(?) 격투씬을 벌이는 것이 얼마나 유치하냐고 한다면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마음을 비울 것까지도 없다. 그저 전우치와 함께 놀아본다는 마음이라면 가볍게 즐길 준비만 됐다면 전우치는 즐길 수 있다.

초랭이와 전우치 - 맥스무비

전우치 강동원 과부 임수정 - 맥스무비

고달픈 신선들과 전우치 - 맥스무비

도사 전우치 - 맥스무비

가벼운 듯 하면서도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장난꾸러기 도사 강동원은 땅 밟고 다니는 것보다 공중에 떠있는 장면이 더 많다. 와이어의 힘이라고 하더라도 촬영이 녹녹치 않았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의 천지난만한 밝음이 전우치를 미워할 수 없게 할 뿐 아니라 도사라고 꼭 심각할 필요가 있나, 저런 이단자같은 도사도 하나쯤은 필요하다 싶은 편들고 싶은 도사다.
특히 초랭이 유해진은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을 유발한다. 막판에 초랭이의 반전(?)으로 많이 웃었다. 초랭이 유해진과 도사 전우치의 환상적인 조합은 보는 것만으로 유쾌할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요괴를 잡으러 다니는 것도 꽤 흥미롭다. 그 흥미로운 놀이판에 심각한 도사 화담과 임수정까지 어우러지고 우리가 기억하는 신선은 많이 고달픈 모습으로 분한다. 신선 노름을 즐기기엔 너무 고달프고 어설프다. 그들이 모두 어우러져 '전우치'가 더 탄탄해진 듯 하다.

말장난에 억지로 웃어줘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만화처럼 시트콤처럼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 '전우치'는 아주 즐겁고 유쾌한 영화가 될 것이다. 거대함과 대단함으로 특별히 눈이 즐겁지 않아도 그저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대단한 감탄사가 나오지 않더라도 작은 것에 웃을 수 있는 그런 '전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