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이 행복할 수 있을까. 아무리 나쁜 부모라고 하더라도 자식이 잘못되길 바라는 부모는 없다. 필자가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그 마음을 더 알뿐더러 이젠 그들의 반대가 이해가 된다. 좀 더 편하게 좀 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을 왜 자식은 몰라줄까. 특히 현실의 자식보다 드라마속의 자식들이 더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 듯 하다.
그럼에도 보는 시청자는 그들의 애잔한 사랑이 순탄한 사랑보다 더 스릴있고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순탄했다면 연극으로도 영화로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이야기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눈에 반해 결혼했데요~하는 이야기에 누가 매력을 느끼며 누가 흥미를 갖겠는가.
치열하게 반대하는 부모땜에 고민하는 커플이 둘 있다. '수상한 삼형제'의 이상과 어정이 그렇고, '그대 웃어요'의 현수와 정인이가 그렇다.
'수상한 삼형제'의 이상과 어정이의 결혼은 많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시아버지 될 사람이 천직이라고 생각한 경찰을 그만두게 하는 것으로도 모잘라 누명을 씌우고 감옥살이까지 하는 치욕까지 안겨준 김순경 일생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주범인의 딸 어정이와의 결혼은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는 것 같다. 주범인을 용서하고 어떻게 어정이와 결혼을 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큰일을 하게 될 이상을 위해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김순경의 말씀도 일리가 있다. 아들의 장래에 누가 될 것이 뻔한데 그 어떤 부모가 반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식의 아픔을 보면서 평생 죄값을 치르라는 김순경의 말에 눈물 흘리며 후회하는 주범인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모습이다. 자신이 살아온 과오 때문에 자식의 가슴에 피멍이 드는데 어떤 부모가 편안할 수 있겠는가. 그들을 반대하는 김순경의 마음엔 전혀 변화가 없겠지만 주어정과 김이상을 연결시키기 위해 혼자서 방탄복도 입지 않고 범인을 검거하다 뻔하게 칼침을 맞게 됐으니 이상이와 어정의 결혼은 빨리 성사될 듯 싶다. 그렇게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돈 좋아하는 시어머니 전과자의 구박을 어떻게 견딜까. 현찰과 결혼해 10년을 넘게 시부모님 모시고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며느리 우미에게도 걸핏하면 막말에 구박을 일삼는 시어머니인데 어정이에 대함은 어떨까 싶다. 둘이만 좋다고 좋을 수 없는 것이 결혼생활인데 말이다.
'수상한 삼형제'의 현찰도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 결국 혼전임신으로 결혼에 골인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부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의 동거인일 뿐이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더 행복하게 잘살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반대를 했음에도 친정가족을 책임지겠다는 서약서까지 쓰고 한 결혼임에도 그들은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
'그대 웃어요'의 현수와 정인이도 원수의 집안까지는 아니더라도 만만치 않은 반대다. 한번 결혼했다 소박맞은 정인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는 쳐도 정인이의 부모땜에 더더욱 반대할 수 밖에 없다는 현수 엄마 백금자의 말엔 완전 공감이다. 저런 집안의 여자를 안사람으로 들이고 현수가 평생 업보처럼 가져갈 짊을 어떤 부모가 뻔히 알면서 허락할 수 있겠는가. 분명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을텐데 굳이 저렇게 어려운 가시밭길을 가겠다는 현수를 말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 더더욱 이해는 간다. 정인이와 현수가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동감된다. 15회를 연장했으니 그들이 결혼에 골인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하다.
드라마속의 결혼은 많이 힘들다. 그래도 그들에겐 어떤 계기가 있고 그 계기를 통해 결혼해 골인할 수 있긴 하다. 그렇게 골인한 결혼생활이 행복하면 좋겠는데 인생이라는 것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도 하지만, 사랑이 변해서 혹은 우리의 삶이 녹녹치 않아 더 편한, 조금이라도 안전한 쪽을 택하길 부모는 바랄 수 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과 지금의 사랑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젊은이들의 사랑은 영원한 갈등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