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습격사건은 1999년 대단한 재미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 캐릭터들에만 의존해 재미를 준다는 것이 보통 시나리오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게 큰 기대하지 않고 봤던 영화에 그렇게 많이 웃고 즐거울 줄은 미쳐 몰랐을 정도로 영화는 참으로 많은 캐릭터를 낳았다. '난 한놈만 패'라고 떠벌렸던 유오성의 대사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그는 존재감있는 캐릭터였다. 뿐인가 노마크(이성진)도 딴따라 강성진도 뻬인트(유지태)도 모두모두 그들만의 독창적인 캐릭터에 그들 나름의 존재감으로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았음을 기억한다. 뿐인가 10년이나 젊었던 박영규 사장의 비굴모드를 기억하며 철가방 김수로의 짜증을 기억한다. 그래서 주유소 습격사건2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는지도 모르겠다. 또 어떤 캐릭터들의 난장판으로 재미를 줄까 싶었더랬는데 뚜껑을 열기까지가 딱 좋았다. 아니 피천득의 '인연'에서처럼 세번째 만남은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것을.,..,이란 문구가 기억이 날 만큼 그렇게 '주유소 습격사건2'는 형보다 아주 못한 동생으로 남을 듯 하다.
주유소 습격사건2는 다시는 주유소를 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는 박영규 사장의 굳은 의지로 출발했다. 주유소를 지키기 위해 고용한 원퍼치일당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문제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 그게 다였다. 원펀치(지현우), 하이킥(조한선), 야부리(정재훈), 들배지기(문원주)는 모두 어디서 본 듯한 그런 캐릭터들이다. 원작보다 튀지 못하는 캐릭터들이란 것이 가장 아쉬웠다. 뭐에 하나 미친 완전한 캐릭터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독창적인 캐릭터도 없었다. 그저 원작과 비슷하게 전직 운동선수였던 캐릭터하나 유오성과 비슷하길 바랬지만 둘로 나뉘어 버린 야부리와 들배지기가 그랬다. 지현우는 이성진의 캐릭터를 기대했으나 특별한 카리스마보다는 그저 묻어가는 리더였다고나 할까. 일단, 캐릭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이미 어디서 본 듯한 그들의 모습이 그냥 10년전 그들이 다시 주유소를 찾아왔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주유소 습격사건1의 출연진들이 자꾸만 그리웠음이다. 이야기도 매끄럽지 못하게 지루한 싸움질만 질펀하게 해댈뿐 그들의 싸움질엔 주유소 습격사건이 가졌던 웃음이 빠졌다. 웃음을 만들고자 중간중간에 심하게 터져나오는 웃음이 아닌 이쯤에서 웃어주지 않으면 웃지 못하고 넘어갈 것 같은 그런 웃음으로 허탈함을 안겨주기 일쑤였다. 아직은 영화의 시작이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했지만 영화는 중반이 넘어가고 막바지 타임이 되어도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탈주범들이 탄 탈옥버스에 경유대신 휘발유를 넣고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멈춰버린 버스를 밀고 주유소를 찾아가는 탈주범들의 이야기엔 웃음보다는 억지가 더 강했다. 다이어트중인 박상민에게 웃음을 기대했지만 특별한 웃음없이 그들의 무모함에 헛웃음만 나왔다고나 할까.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의 멀미나는 싸움질엔 특별한 이유도 원인도 없는터라 많이 실망했음이다. 주유소 한번 털어보려는 '짱돌' 일당도 탈주범 일당도 폭주족 습격단에 어설프게 문책당할까 인질이고 뭐고 없는 무식한 경찰까지 합세한 싸움질의 끝이 어디일까 싶을 정도로 순간순간을 즐기지 못했다.
뿐인가 10년전 돈만 밝혔던 사장 박영규는 아쉽게도 너무 오버스러웠다. 그 인물을 표현하는데 그 정도의 오버는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는 그의 오버에 '적당히'란 단어가 무지하게 아쉬웠음이다.
이렇게 주유소 습격사건2은 아쉬움 가득한 영화다. 전작을 추억하기엔 더 없이 좋은 영화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2010년, 1999년의 주유소 숩격사건을 기억하는 관객에겐 더할 나위 없이 재미없고 아쉬움 가득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