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고 울고 웃으며 우리는 그냥 보기만 할까.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 저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은 것도 있다. 요리의 기본 상식이 팁처럼 등장할 때도 있고 배우들의 패션을 참조하기도 하고 우리가 모르는 전문직의 삶을 엿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억울하고 떼인 돈 있어도 어쩔 수 없이 삭히고 사는 우리네에게 복수라는 막장이란 그늘아래 자극적인 통쾌함으로 대리만족을 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도 우리네 삶과 비슷하게 살면 살수록 그들의 삶이 좀 더 공감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될 수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에 더 많은 시청을 보내고 더 많이 공감하게 된다. 부모없이 태어난 사람 없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어떻게 어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네 삶인 것처럼 그렇게 공감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착하면 찬한데로 나쁘면 나쁜데로 공감하며 그렇게 바보상자 앞을 지키는데 2010년까지 이어 막장 드라마의 맥을 잇고 있는 드라마는 '아내가 돌아왔다'가 킹왕 짱이 아닐까 싶다.
보는 내내 말도 안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는 것은 아무래도 드라마가 가진 중독성일 게다. 그 중독성으로 매번 시청은 하는데 절대 공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복수가 화려하지도 탄탄하지도 않은지라 대리 만족까지도 없다. 복수가 되는가 싶으면 다시 원상태가 되고 다시 서로의 입장에서 자신이 가진 패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치열함 싸움의 연속이다.
여리고 착한 여인(정유희)는 아픈 딸을 위해 떠났다가 유모로 아이곁에 있었고 민서현(윤세아)과 한강수(김무열)의해 일단은 죽었다. 그리고 쌍둥이 동생이 나타나 언니의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다. 언니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사랑도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언니의 복수만을 위해 그는 남자를 만나고 복수를 하겠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였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로 강성연은 카멜레온 같은 모습으로 그닥 팜므파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연기변신엔 '아내가 돌아왔다'는 전환점이 될 듯 하다. 이미 우리는 화끈한 복수로 남편을 아내를 KO시키는 드라마를 봤다.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같은 여자가 남자로 바뀌기만 했을 뿐 자신에게 몹쓸 짓을 한 남자를, 여자를 겨냥해 그들은 화려한 변신과 더불어 완벽한 시나리오로 복수까지 감행했다. 그들의 결말이랑 상관없이 분명 막장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드라마였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흥미로워했고 그들은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부터 우수상까지 받은 것으로 보상이 됐다. 그렇지만,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직 쌍둥이 언니의 죽음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강성연은 언니를 대신에 복수를 하겠다고 언니와는 아주 다른 메이크업과 패션감각을 선보이며 민서현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오늘 민서현이 웃으면 다음 날은 정유희가 웃는 식이다. 거기다 남편 윤상우(조민기)는 줏대가 있는 듯 싶기도 하지만 그닥 믿음직스런 남편을 아니다. 아내의 만행을 알아버린 지금도 그는 특별하게 달라진 것 없이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닌 척 하면서 어머니의 뜻대로, 아닌 척 하면서 아내 민서현의 뜻대로 움직이는 남자다. 그런 남자를 상대로 언니의 복수를 하겠다는 정유희가 조금은 얼토당토 않아 보이기도 한다.
거기다 정유희는 민영훈(박정철)은 의도적인 접근이든 아니든 따질 것도 없이 민서현의 오빠라는 이유만으로 만나고 있으며 민이현(이채영)은 야심가득한 비열한 남자 한강수(김무열)와 러브라인이다. 한강수는 민서현을 협박하는 사이고 민서현의 동생과 오빠는 그녀의 적들과 동침을 하는 꼴이다. 도대체 어떻게 줄잇기를 해야할지 난감한 그들의 러브라인도 짜증스럽지만 진전없는 복수에도 조금씩 몰입이 힘들어지는 전개다.
같은 막장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분명 있다. 빠른 전개,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복수에 길들여진 시청자에게 이렇게 미지근한 복수와 전개와 조급증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느린 전개, 개연성없는 등장인물까지 한 몫하는 '아내가 돌아왔다'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