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의 바람이 거세다. 모든 연기자들이 제 역할을 다해주는 것도 큰 몫을 하겠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그에 맞는 개연성 있는 흐름과 볼거리까지 만족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많은 시청자를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추노'엔 그 모든 것이 다 충족되었다. 감초로 나오는 연기자 한명까지도 존재감 확실하니 이 드라마가 껄끄러울 수가 없는 것이다. 찰진 그들의 연기에 스릴있는 그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당연히 흥미를 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사공으로 까메오 출연한 개그맨 김경진은 쫓고 쫓기는 송태하와 이대길의 팽팽한 긴장감을 웃음으로 진정시켰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긴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유발하고 강약을 조절한다. 이번 주엔 그들의 꿀복근을 볼 기회가 적어 조금 안타깝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겐 매력이 넘친다.
하지만, '추노'의 이런 완전함에도 옥의 티는 있다. 짐승남의 활개속에 다른 때보다 더 여자가 여자다워야 하고 예뻐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도 언년이(이다해), 사당패 설화(김하은)는 그 어떤 여건 속에서도 투명하고 뽀샤시함을 잃지 않았다.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노숙을 하는 도장자임에도 그녀는 아주 예쁘다. 머리만 아주 잠깐 흐트러졌을 뿐 그것도 계획하에 흐트러진 예쁜 머리모양이다. 소복을 입고 다녀도 옷은 더럼을 타지 않는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은 리얼인데 혼자만 픽션으로 죽자고 유지하는 것은 많이 어색하지 않나 싶다. 노비로 하루종일 일할때도 언년이(이다해)는 뽀샤시함을 잃지 않았다. 업복이(공형진) 주변의 모든 노비들이 허른하다못해 다 떨어진 옷에 걸맞게 머리도 얼굴도 때국물 쫄쫄 흐르는데 노비였을 때도 혼자만 백조같았던 여인이다. 언년이의 언발란스한 메이크업에 대해 많은 지적을 받았음에도 제작진은 전혀 그녀의 얼굴을 더럽히고 싶은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노숙을 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얼굴이다. 마스카라도 번지지 않고 입술도 트지 않는다. 그로시한 립그로스까지 바른 아주 말끔한 모양으로 유지하며 그렇게 그녀는 열심히 도망을 다니고 있다. 그녀만 나오면 TV화면이 뽀샤시하니 예뻐지는 것은 좋은 일이나 '추노'와 어울리지 않는 그녀의 분장은 조금은 손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뿐인가, 사당패 설화도 마찬가지다. 노숙하긴 마찬가진데 그녀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뽀샤시함을 유지하고 있다. 남장을 한 것도 아니고 분홍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쫓아댕기는데 깔끔하기가 바로 세탁소에서 찾아온 듯 하다. 그녀들의 뽀샤시함이 짐승남들과 비교되어 더할나위 없이 예쁘고 보호본능을 일으키지만 리얼리티는 많이 떨어진다.
거기다 지들끼리 다니기도 숨가뻐 보이는데 거추장스럽게 여자를 왜 하나씩 델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그닥 도움은 커녕 밥도 못하고 바느질도 못한다고 대놓고 말하는 배짱이 같이 밥만 축내는 설화를 왜 델고 다니는지, 송태하도 그렇다. 큰 뜻을 품었다고는 하나 도망다니는 입장인 그가 '도저히 못가겠어요. 숨을 못쉬겠어요. 뱀은 좀…'하는 꼭 여자여야 하는 김혜원(이다해)를 왜 델고 다니는지 이해하기 아주 많이 어려운 설정이다.
'추노'에 짐승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쁜 여인들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들의 추격전에 필요한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이해하기엔 부족한 설정임엔 분명하다.
이런 옥의티만 조금 보완된다면 '추노'는 흠잡을 데가 없다. 아니, 재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