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남의 자식만 챙기는, 이런 더러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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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아이들은 뭐든 빨리 받아들인다. 공부도 그렇지만 드라마, 광고, 개그프로그램의 모든 유행어도 아주 쉽게 빨리 따라한다.

어제 아침엔 아이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났다.
"어이구, 웬일이야? 이렇게 일찍 일어나고?"
"엄마, 또 꿈꿨어."
요새 딸아이는 밤마다 해리포터를 찍는 듯 어딘가 쫓기기도 했다가 마법으로 물리치기도 했다가 죽을 뻔 했다는 등,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성과는 전혀 무관한 거의 영화 한편을 찍는다. 키크는 꿈이다, 어릴 때 꿈은 반대다라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꿈속에서 엄마인 필자의 말이 적용될리 없으니 소용없는 모양이었다.
"오늘은 또 무슨 꿈 꿨는데?"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것 참, 씁쓸하구만~" 하는 것이다.

개콘을 자주 빼놓지 않고 보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가끔 보는데도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이다. 한동안 'olleh'를 외치고 다니더니 씁쓸하구만~이다. 엄마인 필자도 자주 이용한다.
"책상 정리하고 이 닦고 잘 준비해" 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딸아이는 '잠깐만'을 외치며 시간을 끌기 일쑤다. 한 두번 이야기하다가 결국은 소리치기 마련인데 요즘은 개콘의 허경환 흉내를 낸다.
"엄마가 책상 정리하고 이 닦고 잘 준비하라고 했는데..그것도 예쁘게 세번 말했는데 ...그렇게 엄마 말 안듣고 있다가 엄마한테 한대 맞고서야 하,,,내가 왜 그랬을까 할래?"
의외로 소리지르면 서로 기분 상하기 마련인데 개그로 승화시킨 엄마의 지적엔 웃으면서 바로 따른다. 개그 생활화가 좋게 적용될 때다.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 뉴스엔


아파트 놀이터에 산책 나갔을 때다.
아들 딸이 노는 모습을 아빠는 캠코더에 담고 있었고 엄마는 혹시나 싶어 아이들 근처를 지키고 있는 가족과 등에 아이를 엎고 나온 B엄마와 딸인 B가 놀고 있었다. 5살밖에 안된 B는 겁없이 미끄럼틀의 계단을 오르고 오르더니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타고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높이가 겁이 나는 모양이었다.
아이를 엎은 B엄마는 "왜 무서워? 그럼 그냥 계단으로 다시 내려와" 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가족 아들 딸 엄마가 나섰다.
"아줌마가 잡아 줄께. 무서워하지 말고 내려와" 하면서 B를 격려했다.
거기까진 이웃끼리 아주 다정한 모습이었다. 근데, 아들 딸 엄마의 말을 듣던 7살된 아들 녀석이 엄마를 향해 아주 시니컬하게 그러는 것이다.
"남의 자식한테 아주 친절해요. 이놈의 더러운 세상~"
웃자고 만들어낸 유행어에 정색하고 덤비며 버릇없다고 할 수 없으니 캠코더에 아이들 모습을 담던 아빠나 B를 잡아주겠다고 했던 엄마나 모두 그냥 웃었다.

웃고 살일 보다 인상쓰고 살 일이 더 많은 세상이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맞기는 한데,,그래도 아이 입을 통해 듣는 유행어는 씁쓸하구만~이다. 아이들은 더러운 세상이라고 아직은 알지 못했으면, 동심을 갖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일까. 그래도 아이들은 예쁘게, 밝게, 희망적인 세상이라고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