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아이가 공부못하면 엄마 심기불편하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지인A는 이웃한 주민들과 꽤 친하게 지냈다. 아파트가 삭막하다고는 해도 또래의 아이가 있으면 놀이터에서 만나기도 하기 마련이고 유치원도 같이 다니기 마련이라 아이들 때문에 친분을 유지했다 그대로 어른들의 친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거기다 A도 아들이고 B와 C네도 아들인지라 서로서로 돌아가며 보육 품앗이까지 하며 어린시절 아주 친하게 지냈다. 그렇게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A, B,C는 각각 이사를 했다. 아이들은 만나기 어려웠지만 엄마들은 종종 만나 차도 마시고 밥도 먹는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 입학하고부터는 서로가 바뻐 연락이 뜸해져 어디 고등학교를 다닌다더라~정도만 알고 그냥 그렇게 잊혀지는가 싶었더랬다.

근데 어제 C집으로 B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잘 지내?"
"네? 야~~오랜만이다"
이렇게 시작된 인사를 끝으로 올해 수능을 치른 고3 부모다운 소재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자기네 아들은 어디 갔어?"
"우리 앤 공부가 좀 그렇잖어...자기네는?"
"in seoul은 했어."

MS PowerPoint ClipArt

그러면서 B는 끝까지 대학을 밝히지 않고 어떻게 살았냐는 안부를 시작으로 점쟁이 말 믿고 대학을 썼다가 실패했다는 등, 수시때 00과를 넣었어야 했는데 못했던 것이 아쉽다는 등...지금의 대학보다 더 잘 갈 수 있었는데 못갔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붙었다는 안도감으로 이야기를 풀었고 한번 만나자로 이야기를 끝으로 통화를 마쳤다.
근데, 통화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C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자기 뭐야. In seoul이라고 자랑하는 거야?"

대체적으로 엄마들은 아이들이 친함의 정도에 따라 친목을 다지기도 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적으로 뭉친다. 성적으로 뭉치는 엄마들끼리 학원 정보도 주고 받고 수시 정보도 주고 받고 정시 정보도 주고 받고 같이 점을 보러 다니기도 한다. 단, 성적이 비슷하다는 전재 조건이다. 성적이 안 좋은 아이의 엄마는 자연 도태된다고나 할까.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대화가 겉돌게 되니 결국은 모임에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엄마들과 몰려 다니며 친목을 다졌던 B엄마와의 통화는 오랜만에 반가운 지인한테 전화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C엄마에게 정시가 거의 발표가 나는 이 시점에서 결코 반가운 전화를 아닌, 열나는데 부채질하는 모양새가 되버린 것이다. C는 불쾌함으로 다시 통화를 했고 한번 만나자로 인사를 대신하긴 했지만 B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엄마들은 선생님 앞에서도 당당하고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당당하다. 뭔가 건의할 수 있고, 뭔가 요구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기 위해서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데 그것이 마음처럼 되는 일이 아니라 그저 우리 아이가 잘해서 엄마기를 팍팍 살려주기만 바랄 수 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